필적은 말한다 - 글씨로 본 항일과 친일
구본진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09년 3월
평점 :
절판


유명인사의 글씨를 수집하는 것이 취미인 법조인 저자가 자신의 수집품인 항일 - 친일인사들의 글씨를 분석하여 확연한 차이를 도출하여 설명하는 책입니다. 전문적인 필적감정서는 아니지만 필적이라는 것에 대한 비교적 상세한 설명 역시 같이 실려 있어서 이해를 돕네요. 풍부한 도판 역시 잘 갖추어져 있고요.

책에 실려있는 항일 - 친일파의 확연한 필적 차이를 요약하자면,
항일 운동가는 글씨의 크기가 작고 모양이 정사각형으로 균형잡혀 있으며 대체로 각진 글씨가 많고 글자간격은 좁으면서도 행 간격은 넓은 것에 반해 친일파는 글씨 크기가 크며 모양도 좁고 긴 형태이며 유연한 형태가 많고 글자 간격은 넓은데 반해 행 간격이 좁다는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는 것입니다. 물론 저자도 밝혔듯 100%맞는다고 일반화할 수 없는 이론이기는 하지만 충분히 재미있었어요. 
그러고보니 제가 좋아하는 만화 <거침없이 한 획!>과 유사한 부분도 있네요. 유도소녀 모치즈키는 크고 호방한 글씨를 좋아하고 내성적인 귀국자녀 유카리는 가늘고 작은 글씨가 장기라는 것에서 글씨는 성격을 반영한다는 점은 일맥상통하니까요. 이론에 따르면 둘의 장점을 합친 것 - 느리지만 힘이 넘치고 확실하게 쓰는 것 - 이 항일투사 서체 바로 그 자체이기도 해서 비교해서 보는 재미도 쏠쏠하네요..

또한 뒷부분에는 항일 운동가의 옥중 서신 등의 자료로 당대의 시대상을 엿볼 수 있기도 합니다. 이른바 '통문'이라는 의병을 일으킬 것을 촉구한 문서가 어떠한 것이었는지 같은 자료를 비롯하여 만주투사 이종혁의 옥중 편지를 통해 책같은 것을 요청할 수 있었다는 소소한 내용까지 의외로 참고가 될 만한게 많더군요.

자신의 취미를 직업적인 전문분야와 결합시켜 만들어낸 괜찮은 참고도서로 별점은 3점입니다. 전문적인 필적 감정서도 한번 읽어보고 싶어지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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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무라이스 잼잼 5 - 경이로운 일상음식 이야기 오무라이스 잼잼 5
조경규 글.그림 / 씨네21북스 / 2014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음식" 그림에 있어서는 국내 웹툰 중 최고가 아닐까 싶은 빼어난 그림과 더불어 재미와 어디로 튈지 모르는 매력은 여전합니다. 별다른 내용 없이 <등교길의 소시지빵>처럼 처음부터 그냥 소시지빵 이야기만 나오는 단순 돌직구 이야기도 있지만 제가 사랑하는 매력적인 이야기도 많아요. 아이들과 디즈니 만화를 보다가 모든 캐릭터들의 손가락이 4개라는 것을 알고나서 살펴보니 다른 캐릭터들 (톰과 제리, 둘리 등등등)도 손가락이 4개더라! 이유는 디즈니가 하나라도 줄이면 돈을 아낄 수 있다는 금전적 이유 때문으로 시작된 것더라! 그러고보니 나도 음식 그림을 좀 쉽게 그리고 싶다. 그래서 이번 에피소드는 대충 빚어 그리면 되는 수제비다! 라는 <수제비 4개요~> 편이 대표적이죠. 심지어 이 에피소드는 뒤에 이어지는 서비스 페이지도 "물수제비"에 대해 다루고 있는 식으로 전체적으로 뜬금없음이 가득해서 너무나 사랑스럽습니다. 


동춘 서커스를 찾아가 저글링 박의 공연을 본 이야기에서 시작해서 과연 요리사나 식당이 음식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느냐? 는 것을 가장 완성도가 높은 요리 중 하나라는 북경오리를 소개하며 전개하는 <저글링 박 vs 오리구이>도 좋았고, <맥스와 나 그리고 캔스파게티>도 재미있는 이야기입니다. <매드맥스 2>는 저도 인상적으로 감상했던 작품인데 작가가 이야기한 개사료 통조림 먹는 장면은 기억에 별로 남아있지 않군요. 하지만 중학생때 보고 깊은 인상을 받았다면 작중에서처럼 "남자의 로망"으로 생각하고 살 수도 있을거다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의 로망이라면 비밀기지로 통하는 책꽂이가 있는 서재입니다. 언제가 될 지는 모르겠지만.. 다음에 이사갈때는 아쉬우나마 비밀기지가 아니라 비밀 공간(?)이라도 확보해 놓을까 합니다.

마지막으로 <식빵은 오토 프레데릭 로웨더 씨가 만들었다> 역시 걸작 에피소드입니다. E.T를 딸아이와 감상하다가 E.T의 생김새에 대해 논하면서 김창완의 노래로 이어지고, 노래에서 식빵을, 그리고 식빵을 썰어서 포장해서 판매하는 기계를 만든 오토 프레데릭 로웨더의 일생 이야기로 넘어가다니 뜬금없기가 서울역에 그지없지만 무척이나 자연스러울 뿐더러 오토씨의 이야기와 E.T를 보던 저자의 딸 은영이의 감상이 겹쳐지는 엔딩은 정말 눈물없이는 볼 수 없는 명장면이었어요.

그 외에도 다양한 패러디들도 역시나 반가왔습니다. 예를 들면 이탈리안 요리사 셰프 보얄디가 미국에 이민올 때의 컷은 <대부 2>에서의 한 장면이죠. (아래 이미지!)



커피 우유 이야기에서의 엄지와 오혜성 역시 아주 적절한 투입이었다 생각합니다.

그러나 단점도 여전합니다. 만원이 넘는 돈을 들여 구입했지만 무료로 볼 수 있는 웹툰과 비교할만한 가치가 여전히 부족하거든요. 책으로 만들면서 편집이 조금 바뀐 부분 및 책만의 서비스로 실린 만화와 기사들, 몇몇 레시피들은 꽤 인상적이었고 개인적으로는 오뚜기 스프를 만드는 사람들과의 인터뷰인 <업체 탐방 스프 연구원의 하루>, 앞서 말씀드린 물수제비의 모든 것을 다룬 이야기 등은 아주 재미있게 읽긴 했습니다. 그나마 가족 만화가 조금이나마 재미있어졌다는 것, 아이들 사진이 조금 덜 실린 것도 이전 권에 비하면 마음에 든 점이었고요. 허나 다른 곳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맛집 소개나 저자의 가족 관련 만화가 대부분이기에 이런 점에서 아주 높은 점수를 주기는 어렵겠죠. 덧붙이자면 저는 초판 특전으로 "디저트 달력"을 받기는 했으나 딱히 필요하거나 관심이 가는 물건은 아니었습니다. 차라리 책 값을 깎아주는게 훨씬 와 닿았을거에요.
그리고 단점이라고 하기는 좀 뭐한데 인터넷에서 최근에 본 듯한 느낌이 많이 나는 작품이 다수 실려있다는 것도 아쉬웠습니다. 목차로 따지면 중간 정도에 위치한 <맥스와 나 그리고 캔스파케티> 부터 뒤의 이야기는 모두 기억에 생생해서 왠지 손해보는 기분이었어요. 찾아보니 거의 올해 1월 부터의 연재분이더군요. 이럴 줄 알았으면 4권처럼 나오고 한참 있다가 구입할 걸 좀 아깝네요.

때문에 결론내리자면 별점은 2.5점. 작화는 물론 내용과 재미, 소개되는 요리의 가치까지 뭐 하나 빠지는 것이 없는 국내 요리 / 음식 만화의 대표작임에는 분명합니다만 웹툰으로 언제든지 공짜로 다시 읽기가 가능하다는 측면에서 구입할만한 가치가 있는지는 여전히 아리송합니다. 특히나 아직 기억이 휘발되지 않은 만화들일 경우 더더욱 의문이 들긴 하겠죠. 저는 구입에 큰 후회가 없고 요리 / 음식 만화를 좋아하시는 분들께는 권해드리는 만화이지만 이만한 금액을 지불할 가치가 있느냐 없느냐는 본인이 선택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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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의 비밀 - 미스터리 베스트 6
조르주 심농 지음, 이가형 옮김 / 해문출판사 / 200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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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작은 아니지만 가작은 되는 괜찮은 소품이었습니다. 더 쉽고 대중적인, 뤼뺑을 졸업하게 된다면 꼭 짚고 넘어가야 하는 작가가 아닐까 싶네요. 별점은 3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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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성귀족 3 세미콜론 코믹스
아라카와 히로무 글.그림, 김동욱 옮김 / 세미콜론 / 2014년 6월
평점 :
일시품절


일상계 에세이툰 장르를 넓힌 이색작. 재미도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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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십 트루퍼스 환상문학전집 27
로버트 A. 하인라인 지음, 김상훈 옮김 / 황금가지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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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걸작은 영원한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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