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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달팽이 2005-12-29 15: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밑에 있는 인부들 덕분에 모아이를 새롭게 볼 수 있었다. 인간이 없는 유물은 없는 법이지.
 

고속열차에 부딪쳐서 죽은 코끼리를 보기 위해 나온 주민들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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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달팽이 2005-11-26 19: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국 헤이룽장성의 강물 오염사고 후에 주민들은 식수를 받기 위해 줄을 섰다. 사람들이 여유롭다.
 

“좋은 세계 고민하는 진짜 음악인이고 싶다”
정상영 기자 이정아 기자

지난 10월 말 독일 오페라의 명문 하노버 슈타츠오퍼(국립오페라극장) 오케스트라 단원들은 투표를 통해 차기 수석 상임지휘자로 한국 출신의 젊은 마에스트로를 선택했다.

1672년부터 궁정 오페라를 공연했고 1889년부터 국립극장으로 운영되어온 하노버 국립오페라극장은 베를린, 쾰른, 뮌헨, 함부르크 등과 함께 독일에서 최고등급(1A급)의 오페라극장으로 꼽힌다. 한국인들에게는 1965년 1월 고 윤이상의 <독창, 합창, 관현악을 위한 ‘오 연꽃 속의 진주여!’> 초연으로 인연이 깊은 곳이다.

절대음감 타고난 피아노 신동

구자범(35)씨. 내년 8월부터 2년간 하노버 국립오케스트라의 수석 상임지휘자로 활동하게 될 그를 24일 오후 한겨레신문사 사옥에서 만났다. 전날 미하엘 클뤼글 신임 극장장과 계약을 마치고 막 한국에 도착한 그는 소주와 돼지족발이 먹고 싶다며 기자를 공덕시장으로 끌고 갔다.

그는 이미 2002년부터 다름슈타트 국립오페라극장에서 최연소 상임지휘자(카펠 마이스터)로 활동하며 정명훈씨 이후 차세대 거장의 길을 걷고 있다. 한국인이 유럽 정상의 오페라극장에서 상임지휘자가 된 것은 파리 바스티유 오페라를 이끌었던 정명훈씨 이후 그가 처음이다.

“유럽의 명문인 하노버 국립오케스트라를 지휘하게 된 것도 영광스런 일인데 수석 상임지휘자까지 맡게 돼 더욱 어깨가 무겁습니다. 지난 10월 말 하노버 국립오페라극장의 의뢰로 푸치니의 오페라 <라 보엠>을 객원 지휘했는데 당시 관객들의 반응이 너무 뜨거워서 좋은 인상을 남긴 것 같습니다. 오케스트라단원과 합창단원, 솔리스트그룹들이 적극적으로 저를 추천했다고 들었습니다.”

그는 “독일 오케스트라는 어려서부터 음악적인 분위기에서 음악공부로 잘 다져진 단원들로 이뤄져 있기 때문에 앙상블만큼은 최고 수준”이라면서 “내가 마치 밀가루 반죽하듯이 지휘해도 소리가 제대로 나온다”고 소개했다.

“상임지휘자와 수석 상임지휘자의 위치는 엄청나게 차이가 납니다. 시즌 레퍼토리를 결정하거나 오케스트라 단원 오디션은 물론이거니와 함께 공연할 솔리스트와 성악가를 결정하고, 지휘할 작품과 횟수를 정할 때도 충분히 의견을 반영할 수 있습니다. 여기까지 오기에 딱 10년이 걸렸습니다.”

정명훈 대잇는 차세대 거장 각광

그는 지난 95년 여름의 기억을 떠올렸다. 절대음감을 타고나, 일곱살 때 처음 피아노를 배우면서 신동 소리를 들었던 그는 틀에 박힌 음악교육이 싫어 철학을 지망했다. 연세대와 대학원에서 존재론과 미학에 심취했지만 음악에 대한 본원적인 갈증으로 괴로와했다. 그러나 ‘이 사회에는 음악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이 많지 않을까’라는 회의에 빠져 고통스러워 했을 때 유명한 운동권이었던 여자 친구가 ‘음악을 함으로도 해방의 길을 갈 수 있다’고 용기를 북돋아주었다.

그 길로 연세대 대학원 철학과를 중퇴하고 지휘 공부를 하기 위해 독일 유학길에 올라 97년 만하임 음대 대학원에서 클라우스 아르프 교수를 사사하고 지휘과 사상 처음으로 전과목 최고성적을 받고 수석 졸업해 화제를 모았다. 그해 만하임 국립오페라극장에서 라벨의 오페라 <어린이와 마법> 공연에 첫 지휘봉을 잡은 뒤 빌레펠트 오페라극장을 거쳐 하겐 시립오페라극장에서 첫 상임지휘자로 데뷔했으며, 2002년부터 독일 다름슈타트 국립오페라극장 상임 지휘자로 활동해왔다.

철학도에서 음악인의 길로 방향을 바꾸게 된 계기를 묻자 “음악과 철학은 존재론적으로 절대지평에서 하나라고 생각한다”면서 “철학은 논리와 수학보다는 시와 음악에 더 가깝다”고 에둘러 설명했다.

소주 돼지족발 그립다며 시장으로

“내가 보는 세계는 관계로 이루어져 있다고 생각합니다. 음과 음의 관계, 무의미한 음과 쉼 속에 꿈틀거림을 집어넣어 필연적인 의미를 끄집어내는 작업이 음악입니다. 새로운 관계를 의미 있게 구성함으로써 새로운 세계를 발견해서 해석하고 창조하는 작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음악을 매개로 좋은 세계를 만들고 싶습니다.”

그는 음악인이라면 새로운 세계, 좋은 세계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믿고 있다. 김영삼 정부시절인 97년 북한 어린이들이 굶주려 죽어가고 있는 충격적인 모습이 독일에 알려지자 담배를 끊고 주위의 친구들에게 수입의 10분의 1 보내기 운동을 벌였고 자신은 수입의 5분의 1을 북한어린이돕기에 바쳤다. 또 친구 강정수(독일 거주·<한겨레21> 해외 전문위원)씨와 함께 독일에서 활약하는 한국 음악가들을 모아 북한어린이돕기 자선공연을 벌여 수익금 전액을 북한에 보내기도 했다. 98년 비자 문제로 서울에 반년 동안 체류한 때에는 미아리 철거민촌에서 야학교사로 일했다.

미국의 이라크 침공 때는 8년 동안 피워오던 미국산 말보로 담배를 버리고 즐겨 마시던 코카콜라를 끊었다. 미국에서 연주회를 제의했을 때는 ‘반전음악회’나 ‘평화음악회’ ‘전쟁고아를 위한 자선음악회’를 요구하며 거절했다. 그는 “주빈 메타는 오스트리아에서 극우정권이 들어서자 연주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며 “나 자신을 그런 거장과 비교하려는 것은 아니고, 누가 알아주지 않더라도 최소한 내 신념을 표현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북한어린이돕고 이라크전은 반대

“아직도 내 관심은 우리 사회에 있습니다. 어떻게 사느냐를 항상 고민합니다. 우리 주위에는 가짜가 너무 판치고 있습니다. 항상 후배들에게 ‘진짜가 되어라. 그러기 위해서는 가짜를 거부하고 비웃을 줄 알아야 한다’고 충고합니다. 물론 나 자신이 아직 진짜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진짜가 되기 위해 노력하지만…”

그는 독일에서는 상임지휘자가 되려면 처음 본 오페라도 악보를 한 번 보고 피아노로 ‘오케스트라처럼’ 소리내며 칠 줄 알아야 하며, 독일어와 이탈리아어, 프랑스어, 영어 등 4개 국어에 능통해 성악가를 연습시키고 오케스트라를 이끌어갈 수 있는 능력을 지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 9월 로시니의 오페라 <알제리의 이탈리아 여인> 첫 지휘를 시작으로 정기 연주회를 포함한 5번의 심포니 콘서트와 함께 오펜바흐의 <호프만의 이야기>, 푸치니의 <투란도트>, 바그너의 <방황하는 네덜란드인>, 모차르트의 <코지 판 투테> 등 오페라 7편, 프로코피에프의 발레 <로미오와 줄리엣> 등을 시즌 내내 지휘한다. 글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사진 이정아 기자lee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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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다렸으나

김지하

기다렸으나
먼지낀 밤하늘에 별은 뜨지 않고
남쪽으로 가는 비행기 불빛만 지나간다

기다렸으나
꿈꾸는 나무그림자
자동차 불빛 끝에 사라지고

기다렸으나
장마가 오는데도
맹꽁이 울음소리 들리지 않고

기다렸으나
기다렸으나
밤 산책길에 흰머리 노인
오늘은 웬일로 오지 않는다

여름날 밤 아홉시
목동아파트
홀로 서서
내내 기다리고 또 기다렸으나
                                                         <화개>

김지하 시에는 음악성이 있다.  요즘 시들이 대부분 운율을 무시하는데 비해서 그이의 시들은 음악적인 요소들이 살아있는 느낌이 든다. 거기에 더해 깊은 회한 같은 것, 아름다움에 대한 간절한 소망 같은 것, 진리에 대한 구도 같은 것들이 들어 있다. 별, 나무그림자, 맹꽁이 울음소리, 흰머리 노인은 기다려도 오지 않는다. 내내 기다리고, 홀로 기다려도 말이다. 노래처럼 수없이 반복해서 외우다 보면 어떤 느낌이 올까. 그 상황이 그림처럼 선명하게 떠오른다. 그 기다림이 말이다. 기다린다는 것을 잃어버린 시대가 오늘 이 시대라고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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