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레이] 색, 계
이안 감독, 양조위 외 출연 / 아트서비스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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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와 함께 일요일 저녁9시에 하는 <색,계>를 보았다. 마치고 나니 11시 40분이더라. 엉덩이도 아프고, 허리도 쑤시고 해서 괴로웠다. 더구나 내 오른쪽에는 젊은 처자 둘이 앉아 있어서 마음대로 행동하기가 좀 곤란했다. 영화가 영화이니만치. 콜라를 오른쪽 팔걸이 있는 음료수 받이에 넣었는데, 어두운데서 목이 말라 콜라를 마시고 나서 다시 두기가 어려웠다. 평소같으면 그냥 좀 더듬다가 두었을 텐데 영화가 좀 성격이 그래서 한참 조심스러웠다.

영화의 포스터나 소개글에서 받은 인상과 영화의 본 내용은 느낌이 좀 다르게 왔다. 연기는 정말 출중했다. 특히 여주인공역을 맡은 여자배우는 연기의 힘이 대단했다. 20대 초반의 신인여우라는데 그 정도의 연기가 나온다니 정말 앞으로 기대할 만한 배우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무대장 역의 양조위의 연기도 볼만했다. 그렇지만 여주인공에게 받은 인상만큼은 아니었다. 워낙 여주인공의 연기가 뛰어났다.

내가 꼽은 기억에 남는 장면은 다음과 같다.

1. 홍콩의 대학에서 연극을 하면서 "중국을 구하자"는 구호로 마무리되면서 전 공연장에서 일어나는 감동의 물결. 그 장면이 어쩐지 나는 감동스러웠다.
2. 여주인공이 좋아하는 열혈 대학생의 고향선배라는 특무대 대원이 그들의 아지트에 찾아왔을 때 그를 죽이는 장면. 영화에서 사람죽이는 장면을 그렇게 사실적으로 본 것은 처음인 것 같다. 보고있는 나에게 그들의 흥분이 그대로 전해져오는 것 같았다. 그 장면만 본다면 무슨 공포영화라고 보아도 될 것 같았다.
3. 보석가게에서 여주인공이 특무대장에게 " 도망쳐요"하고 말하자마자 양조위가 바람처럼 도망가는 장면. 백미터 달리기라도 하는 사람처럼 정말 날래게 달렸다. 피아가 분명한 전장에서 목숨을 건지려면 그 정도는 빨라야겠지. 그런의미에서 보면 특무대장이 마지막까지 죽지 않고 오히려 암살단들을 잡아다 죽이는 마지막 장면은 사실적이다. 거사에 실패해 모두 잡혀 총살형을 당하는 마지막 장면은 해피엔딩이나 거사의 성공을 바라는 관객들에게는 실망스러웠지만 현실은 충분히 그럴 수 있는 것이지. 감정이 흔들리거나 결단에 느린 자들은 투쟁에서 상대의 밥이 될 수 밖에 없는 것인 것. 처음에 여주인공은 어린 나이인데도 불구하고 정말로 차분하게 막부인 역할을 잘 해낸다.그 때문에 양조위는 그녀에게 넘어갔던 것. 감정이 흔들린 거지. 그러나 양조위에게 성적으로 포섭당하는 순간부터 그녀는 흔들린다. 초반에 차분하던 눈빛의 그녀는 후반에 가면 눈빛이 흔들리게 된다. 암살단의 모임에서 하는 그녀의 진술은 그 항복을 묘사한다.
  "그 사람은 독사처럼 나에게 덤벼들어 내 심장까지 도달해요. 이제 더 이상 버틸 수 없어요."
보통의 남녀사이라면 그것을 우리는 사랑이라고 표현한다. 남자와 여자가 모두 상대에게 매혹되어 감정이 출렁이는 상태. 그렇지만 둘은 서로 사랑할 사이가 아니었다. 온통 적으로 가득한 세상에서 그들은 상대를 죽일 수 밖 에 없는 처지였다. 결국 살아남은 이는 남자다. 이런 면에서 보면 여자는 약하다. 양조위도 그녀처럼 그 여자를 죽이지 않고 살릴 수 있는 길이 있을 것인데, 냉정하게 같이 총살시키라고 명령한다. 그리고 나중에 그녀가 남기고 간 짐이 있는 방에 가서 눈물을 흘린다. 그 눈물의 정체는? 그 방에 찾아와서 놀라고 있는 자기 아내에게 던지는 마지막 대사가 재미있다.
"당신은 올라가서 그전처럼 계속 놀아." 

제목의 의미는 잘 모르겠다. 단지 색을 너무 보여주는 바람에 영화 전체의 문법을 놓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색만 보이고 계는 안보인다는 평도 본 것 같다. 영화평론가 김소영은 '이 영화는 이안의 베스트가 아니다'라고 하는데 나는 판단을 내리기가 어렵다. 이안의 영화는 몇 개 본 것이 없으므로. 아니다. 방금 인터넷에서 검색해보니 내가 본 이안 감독의 영화는 <음식남녀><센스앤 센스빌리티><와호장룡><헐크>다. 제일 기억에 남는 영화는 이안이 대만에서 만들었다는 <음식남녀>다. 와호장룡이나 헐크는 어쩐지 심심했다. 서양사람들은 와호장룡에 열광하는지 모르지만 나는 글쎄였다. <브로크백마운틴>은 비디오를 빌려서 보다가 중간에 잤다. 그래서 못 봤다. 이번 토요일에 한번 빌려서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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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깃발 (2disc)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 제시 브래드포드 외 출연 / 워너브라더스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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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시대는 일본과 미국 사이에 태평양 전쟁이 벌어지고 있던 때다. 이오지마는 한문으로 하면 '유황도'다. 유황이 나오는 화산섬 같은 정도로 이해된다. 영화의 대사를 근거로 하여 판단해보면 이오지마는 일본이 미국에게 뺏었던 괌이나 필리핀 같은 섬과 다르게 일본 본토에 속하는 섬이다. 일본본토에 속하는 만큼 일본은 미국의 공격에 그야말로 목숨을 바쳐서 싸우는 자세를 보인다. 전투는 그야말로 처절하게 펼쳐진다. 영화 속에 그 처절한 전투장면들이 재현되고 있는데, 보면 좀 끔찍한 장면들이 많다. <라이언일병 구하기>에서 보았던 그러한 전쟁의 실감이 여기서도 난다. 기관총에 맞아서 마치 짚단이 엎어지는 것처럼 픽픽 쓰러지는 병사들, 폭탄에 몸의 일부가 잘려나가거나 총알에 맞아서 시뻘건 피를 뿜어내다가 곧 죽음에 이르고 마는 병사들의 모습은 전쟁이란 것이 얼마나 처참한 일인지를 보여준다.

나는 이 영화를 만든 감독이 의도한 이른바 '영웅만들기'에 대한 고찰의 흐름을 따라가기보다는 전쟁자체에 몰입해서 보았다. 이오지마의 섬 곳곳에 굴을 파놓고 저항하던 일본군대 속에는 얼마만큼의 조선인 청년들이 있었을까 하는 생각을 영화를 보는 내내 했다. 미군과 백병전을 벌이다가 총검에 찔려 죽어가는 일본군 병사는 혹시 식민지 조선의 청년이 아니었을까  영화의 중반에 보면 일본군이 미군에 밀려 전투가 거의 패배에 다다르자 일본군들은 동굴 속에서 수류탄으로 자폭을 한다. "뻥! 뻥!" 하며 동굴 속에서 들려오는 폭음에 미군병사들은 처음에는 영문을 모르다가 자폭을 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미군병사의 얼굴에 어리는 두려움의 표정을 보면서 오키나와 전투에서 집단자살을 강요당했다는 오키나와 원주민들에 대해서 생각을 하게 되었다.

전쟁은 인류가 가지고 있는 마지막 야만이라고 한다. 한편으로 전쟁은 가장 생산적인 산업이 되기도 한다. 결국 따지고 보면 1929년의 대공황으로 위기에 빠진 세계자본주의를 구한 것은 제2차 세계대전이었다. 전쟁은 단기간에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었고, 그동안 정체되어있던 문제들을 한꺼번에 해결해버렸다. 그러나 전쟁이 만들어내는 문화의 파괴와 대량살륙은 인류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긴다. 전쟁은 젊은 세대의 에너지를 착취해서 소비하는 것이기 때문에 보통 전후는 한 세대의 공백(그 세대의 10-20%가 죽어버리는 형태로 실현되는)을 가져온다. 2차대전후의 독일과 러시아가 그러했고, 한국전쟁후의 한국과 중국이 그러했으며, 베트남 전쟁후의 베트남과 미국이 그러했다. 이 영화에서도 이오지마 전투에 참가한 주인공의 소대원들 중에 상당수는 이승에 없다. 승리자인 미군이 그러했다면 패배자인 일본군은 어떠했을까. 사회를 지배하고 역사를 이끌어가는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그러한 파괴와 죽음들은 사회를 새롭게 가꾸는 데 필요한 거름 정도로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 죽음을 당한 사람들은 대부분 보통 사람들의 가정에서 꼭 필요한 사람들인 것을 생각한다면 민중들에게 전쟁은 필요악이 아니라 절대악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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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니아 연대기 : 사자, 마녀 그리고 옷장 (1disc)
앤드류 아담슨 감독, 조지 헨리 외 출연 / 브에나비스타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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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지난 해 성탄절 때 산타할아버지가 우리 큰 딸에게 선물한 것이다. DVD 타이틀이었다. 마침 나도 보고 싶었던 영화라서 산타할아버지의 감식안에 나도 경탄을 했더랬다. 성탄절 때 아이들이 보는 것을 옆에서 드문드문 보았는데, 그렇게 재미있어보이진 않았다. <반지의 제왕>이나 <해리포터>와 비슷한 판타지 영화일 것이라는 선입견을 확인해주는 정도였다. 어제 아이들이 보는 것을 옆에서 같이 보게 되었는데, 꼼꼼하게 보니 그런대로 볼 만했다. '월트디즈니' 프로덕션에서 만든 제품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것을 염두에 두고 보니 역시 디즈니 표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모험과 사랑, 우정, 희망이 섞여있으면서 온 가족이 다함께 볼 수 있는 그런 이야기였다.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시대는 나찌의 런던대공습이 행해지던 1940년대이다. 공습을 피하기 위해서 네명의 형제자매들은 시골의 어느 늙은 교수의 집으로 옮겨진다. 거기서 아이들은 환상의 나라인 나니아로 가는 길을 발견한다. 우습게도 그곳은 옷장 속이다. 옷장 속에 거대한 세계가 들어있었던 셈이다. 옷장 속 나니아 나라는 얼음마녀와 아슬란의 전쟁이 벌어지는 곳이었다. 아이들은 전쟁을 피해서 시골로 갔는데, 오히려 그곳에서 그들은 또다른 전쟁의 한복판에  내던져진다. 거기서 아이들은 아슬란의 편에 선 전투부대의 지휘관으로, 전사로 참여한다. 아이러니다. 결국 정의는 승리하고 아이들은 다시 환상에서 현실로 돌아온다. 

 정의의 마법사인 아슬란은 숫사자다. 나쁜 마법사인 얼음마녀는 대단한 미모를 지닌 존재다. 안데르센의 '얼음여왕'에 나오는 그런 마녀의 이미지와 닮았다.  아슬란의 편에 선 동물들은 아프리카와 유럽계 동물들이 많다. 비버를 비롯하여 코뿔소, 치타, 하마 같은 동물들이 그렇다. 얼음마녀의 편에 선 동물들은 늑대를 필두로 하여 박쥐, 북극곰, 호랑이, 흑소 같은 것들이 있다. 그외 켄타우루스 같은 반신들은 아슬란 편이다. 난장이들은 얼음마녀편이다. 이런 것들에서 나는 괜히 백인들의 편견 같은 것을 느꼈다. 사자는 대영제국의 상징이다. 얼음과 북극곰은 러시아의 상징이다. 어쩐지 영국 대 러시아, 혹은 유럽 대 아시아의 대리전 같은 느낌도 들었다. 원작을 읽어보지 않았기 때문에 본 작품의 분위기는 모르겠지만 영화는 어쩐지 그런 분위기를 풍겼다.

 작품의 기본 구조가 현실-환상-현실이라는 판타지 동화의 일반적인 틀에 충실하다. <해리포터>가 '마법학교'라는 틀 내에서 일어나는 일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나는 '해리포터'가 별로 재미없더라. 학교라는 틀은 적당한 재미밖에는 주지 못하는 법이다. 그것은 진짜 현실이 아니기 때문이다. 차라리 <반지의 제왕>은 인간의 세상도 다른 존재들의 세계 중의 하나로 상정하고 전개해가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시야가 확장되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 나는 <반지의 제왕>이 재미있다. 어디로 뻗어갈지 알 수 없는 광활한 이야기의 공간이 펼쳐져 있기 때문이다. <나니아 연대기>는 '나니아'라는 나라가 단지 옷장 속에 존재하는 현실일 뿐이라고 가정하고 이야기를 끌고 간다. 물론 옷장 속에 그런 세계가 있다는 것이 신기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나는 왠일인지 속이 탁 트이는 느낌이 들지는 않았다. 한개의 세계가 아니라 수십수천 개의 세계가 펼쳐지는 그런 환상의 기운을 이야기 속에서 느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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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cember (20th Anniversary Edition)
조지 윈스턴 (George Winston) 연주 / 소니뮤직(SonyMusic) / 200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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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음악에는 문외한이다. 노래부르는 것이야 즐긴다.  다룰 줄 아는 악기도 거의 없다. 지난해에 기타를 처음 배워보았다. 더듬거리면서 6개코드로 모든 노래를 반주하고 목놓아 부른다. 피아노는 겨우 오른 손으로 '학교종이 땡땡땡'을 치는 수준이다. 그렇지만 음악을 듣는 것은 좋아한다. 그러나 내 음악감상실력으로 식별이 가능한 음반은  열 손가락에 꼽을 정도다. 이때까지 주로 들어온 것은 대중음악이다. 몇 년 전에야 겨우 바하나 모짜르트의 대표곡을 들어보고 황홀함을 느꼈다.

 

조오지 윈스턴을 만난 것은 내 인생에서 한 전환점이 되었다.  음악감상의 삶에서 그렇다는 것이다. 처음 만난 음반은 다. 그것도 대형할인점의 음반코너에서 우연히 접하게 되었다. 망설이다가 샀던 것으로 기억한다. 들어보니 참 무어라 말할 수 없이 기막히더라. 그 다음에 산 것이 바로 이 시디다.  '몬타나'와는 다른 느낌이다.  너무도 유려하고 그렇다. 정말 물이 흐르는 고요한 계곡에 있는 느낌이 든다. 무릉도원으로 향해 가는 개울에 봉숭아꽃잎이 동동 떠오는 광경이랄까. 나는 아침에 일어날 때 이 음반을 틀어주도록 맞추어 놓았다. 덕분에 아침이 감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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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언 달러 베이비 [dts]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 힐러리 스웽크 외 출연 / KD미디어(케이디미디어)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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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와 함께 최근에 본 영화다. 우리집에는 DVD 플레이어가 없고, 오래된 VTR밖에 없기 때문에 비디오 테이프로 빌려보았다.  아카데미상을 받았다는 소문을 듣고 본 영화다. 평론가들의 눈은 어지간하면 빗나가는 법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참 재미있게, 감동적으로 보았다. 결론부가 나는 마음에 썩 들지는 않았지만, 별 네개 반 정도는 줄 만하다. 결론을 좀 더 다르게 마무리했다면 좋았을 텐데 하는 생각을 오래 했다. <쇼생크 탈출>의 결론부가 우리에게 주는 그런 여운이 없어서 아쉬웠다. 왜 꼭 그렇게 여주인공을 죽일 필요가 있었을까 하는 생각을 계속 하게 된다.

 

우선 이야기가 실감난다. 오래된 체육관, 은퇴한 권투선수, 혼자사는 트레이너, 30살이 넘어서 권투를 배우겠다고 찾아온 웨이트리스, 그리고 고만고만한 주변인들의 이야기가 인간적인 냄새를 물씬 풍긴다. 소재가 칙칙해서 시시한 영화이거나, 현실감없는 성공스토리일 수도 있는 이야기로 만들 수 있는데도 작가는 이야기를 재미있고 그럴듯하게 끌어간다. 이야기에 몰입할 수 밖에 없게 사람을 끌어당기는 서술력이 있다. 이야기를 영화로 만든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연출력과 연기력이 대단하다는 생각을 여러번 했다. 그리고 모건 프리먼의 연기도 영화를 잘 받쳐주는 중요한 기둥의 하나라는 생각이 든다. 모건 프리먼이 아닌 다른 사람이 그 연기를 했다면 그런 실감이 났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힐러리 스웽크의 연기는 참 근래에 보기 드문 혼이 들어간 연기였다. 밤에 혼자서 한번 영화를 본 적이 있는데, 참 눈물나올 것 같더라. 연기 잘 하더라. 헐리우드 여배우같지 않은 느낌.

 

결론이 그렇게 날지 상상도 못했기에 좀 충격이었다. 이야기의 흐름이 팍 꺾이는 느낌.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디브이디 소개에서- 실화에서도 여주인공이 그렇게 되어서 그런 것인지? 모를 일이다. 후반부 20여분은 죽음에 대한 철학적인 문제-안락사 같은-를 다룬 영화 같아서 적응이 안되었다. 따로 그 주제로만 다룬 영화였다면 한층 받아들이기가 쉬웠을 텐데 말이다. 여하튼 1년 6개월 만에 타이틀 전을 갖게 될 정도로 혼신을 다했던 복서-영화에서는 fighter라고 나온다. 이스트우드가 하는 말 중에 yes. this is my fighter라고 하는 대사가 있더라. 힐러리 스웽크가 데뷔전에서 두드려맞던 중에 개입하면서 -인 여주인공의 삶은 비극이라고 할 수는 없었다. 영웅적이라는 표현이 맞을까? 자기가 원하던 삶은 여한없이 살다가 죽었으니 행복한 죽음이었다고 해야할까. 미칠 듯이 좋아할 만한 일을 찾았고, 거기서 최고가 되었기에 그는 행복했던 것. 인간의 삶이란 과연 무엇이라고 해야할지. 삶에 대한 고민을 던져주는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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