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생겨난 이야기 사계절 저학년문고 6
김장성 / 사계절 / 199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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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편의 우리나라 창세신화들이 들어있다. 우리 꼬맹이 책꽂이에 꽃혀있던 것을 가끔 볼 때마다 저기에는 무슨 이야기가 들어있을까 하고 한번씩 생각하고는 했더라. 오늘 아침에 보았는데, 30여분 만에 이야기를 다 읽었다. 과연 저학년용 문고라 할 만하다. 제일 재미난 부분은 대별왕 소별왕 이야기였다. 우리반 아이들에게 들려주었더니 눈알이 초롱초롱해서 들었다. 근래에 보기드문 집중력이었다. 재미있게도 처음 세상이 만들어질 때는 해가 둘, 달이 둘이라서 낮에는 너무 덥고 밤에는 너무 추워서 살기가 힘들었다는 이야기가 꼭 나왔다. 영웅들이 해야할 일은 한개씩의 해와 달을 처리해야 하는 것이다. 천근이나 되는 활에 백근이나 되는 화살을 채워서 해와 달을 쏘아 떨어뜨렸더니 하늘에 빛나는 수많은 별이 되었더라는 이야기도 재미있지. 어른인 나도 재미있는데 아이들은 얼마나 신기할까. 왜 우리는 이런 이야기들에 열광하는지 궁금하다. 정말 정신을 쏙 빼놓고 그 이야기속에 들어간다. 캠벨의 말처럼 신화 속에는 우리들 마음 속의 깊은 비밀을 간직한 진실이 있기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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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 간 사자 동화는 내 친구 72
필리파 피어스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 논장 / 200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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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파 피어스는 처음 읽는 작가다. 이 책 이름은 많이 들었다. 막상 읽어보니 한시간 쯤 하니까 읽겠다. 저학년용 동화라서 그런지 이야기 구조도 단순하다. 그림책으로 만들어서 괜찮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들이 제일 좋아할 이야기는 역시 <학교에 간 사자>다. 사자라는 맹수를 학교에 보내고, 학교에서는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들이는 과정이 우습긴 한데, 아이들은 이야기에 빠져든다.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이야기는 <무지무지 잘 드는 커다란 가위>와 <구부러진 새끼 손가락>이 아닐까 싶다. 아이들이 꿈꾸는 환상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무엇이든지 자를 수 있는 가위와 무엇이든지 붙일 수 있는 풀은 얼마나 기막힌가. 거기다가 새끼 손가락만 구부리면 내가 원하는 물건은 뭐든지 내 앞으로 온다면 얼마나 좋을까. 아이들의 상상을 잘 살려서 쓴 이야기다. <여름 휴가 때 생긴 일>은 환상은 없지만 귀여운 생쥐가 등장한다. 생쥐를 살려주려고 꾀를 부리는 소년의 생각이 가상하다. 착상이 좋은 동화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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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어렸을 때에 시공주니어 문고 3단계 33
에리히 캐스트너 지음, 장영은 옮김 / 시공주니어 / 200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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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리히 케스트너의 고향은 독일의 작센 주 드레스덴이다. 그 곳에서 케스트너는 청소년시절까지 살았나보다. 케스트너의 어린시절이 끝나는 시점은 1914년이다. 1차 세계대전이 시작되면서 행복한 어린시절을 종지부를 찍게 되는 것이다. 케스트너가 그리는 드레스덴의 어린시절을 어쩌면 그의 동화 속 이야기들과 많이 닮아 있다. 어머니가 가정집을 개조해서 미용실을 운영했다는 이야긴는 <에밀과 탐정들>의 이야기를 연상시킨다. 그의 집에 세들어 살았다고 하는 여러 선생들의 이야기는 어쩌면 <하늘을 나는 교실>의 선생들 이야기를 생각나게 한다. 어떻든 케스트너의 어린시절은 다양한 추억으로 가득한 시간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작가의 아버지인 에밀 케스트너는 가죽제품을 만드는 마이스터였지만 공장제품에 밀려서 나중에는 일반 회사의 노동자로 입사해서 살아간다. 가죽제품을 만드는 것은 심심할 때 하는 소일거리로 전락한다. 작가의 어머니인 이다 케스트너는 도시에서 하녀로 살아가다가 결혼을 하지만 힘겨운 살림살이를 꾸려간다. 결혼한지 7년이 지나서나 처음으로 에리히를 낳게 된다. 에리히는 이 집안의 유일한 자식이 된다. 드레스덴에서 이 작은 가정은 어렵게 삶을 꾸려가는데, 그 과정에 에리히는 이 집안의 유일한 기쁨이 된다. 어머니와 아버지는 에리히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하고자 한다. 문제는 가난의 벽을 넘어설 수 없다는 것. 에리히는 사범학교를 들어가서 초등학교 선생이 되고자 한다. 그러다가 졸업을 앞둔 어느날에 자기가 정말 하고 싶은 것은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이 아님을 깨닫는다. 그리고 그길로 돌아서서 다시 대학을 간다. 그 결정을 어머니는 반대없이 지지해준다. 그렇게 해서 에리히는 글쓰는 작가의 길로 접어들었다.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시대는 1900년대 초이다. 그 시대는 수공업자인 마이스터들이 몰락하고 공장이 모든 산업을 장악해나가는 시대다. 말이 서서히 사라지고 자동차가 등장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이른바 현대문명의 중추들이 등장하던 시기이기도 하다. 전화, 자동차, 라디오, 텔레비전.  케스트너의 이야기 속에는 이런 것들이 등장하기 전의 과도기의 이야기들이 많이 나온다. 방학이 되면 에리히와 그의 엄마가 2주 동안 도보여행을 떠난 이야기며, 레만 선생과 암벽등반을 하던 이야기 같은 것들이 등장하는데, 사는 모습을 그다지 다르지 않지만 삶에는 좀 더 여유가 있어보인다.

처음 기대했던 것보다는 이야기가 좀 어수선했다. 어쩐지 어린이용이라기보다는 청소년용이나 성인용 같았다. 린드그렌의 <사라진 나라> 비슷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나오는 사건들이나 사회적인 배경들이 아이들이 읽어내기에는 좀 어렵지 않을까 싶다. 5,6학년 아이들에게 읽혀보아야지 알 수 있겠다. 그래도 케스트너의 작품을 즐겨 읽는 사람으로서 작가의 어린시절을 이해할 수 있게 해 주는 책이라서 참 귀중하게 느끼고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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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과 탐정들 시공주니어 문고 3단계 26
에리히 캐스트너 글, 발터 트리어 그림, 장영은 옮김 / 시공주니어 / 200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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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은 레알슐레 학생으로 나온다. 실업학교 정도로 번역이 되는데, 아마 우리로 치면 실업중학교 정도 되겠다. 독일은 직업과 학문의 길을 일찍 갈라놓는 전통이 있는 게 아닌가 싶다. 지방출신 학생인데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없는 에밀은 어머니를 모시고 산다. 어머니는 미용사다. 어렵게 마련한 돈을 모아서 에밀에게 120마르크라는 큰 돈을 맡겨 베를린에 사시는 외할머니에게 전해드리라고 한다. 에밀은 기차를 타고 가는 도중에 그 돈을 도둑맞고 만다. 베를린에 도착한 순간부터 에밀이 도둑을 잡아서 자기 돈을 찾는 순간까지의 이야기가 손에 땀을 쥐듯이 전개된다. 추리소설은 아니지만 추리소설에 버금가는 속도로 이야기가 흘러간다. 베를린에 사는 에밀의 또래 소년들은 에밀의 사정을 알아차리고 적극 도와준다. 과연 이런 일이 가능할까 싶게 소년들은 조직적으로 에밀을 돕는다. 여기에 어른들은 별 역할이 없다. 모든 일은 소년들의 힘으로 이루어진다.

에밀이라는 소년의 개성이 선명하고, 인품도 훌륭하게 나온다. 어머니를 생각하는 마음도 애틋하다. 개구쟁이지만 어머니의 희생을 생각해서 스스로 선택해서 모범생이 되는 에밀은 여러모로 아이들이 본받을 만한 요소가 많다. 에밀의 사촌으로 나오는 여자아이 포니 휘트헨과 베를린의 소년들인 교수(별명), 구스타브, 딘스탁 같은 등장인물들도 생생한 면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모범적이다. 작가인 케스트너는 어쩌면 이렇게 어린이들의 심리를 잘 알아채고 있는지. 어린시절의 심정을 잊지 않고 있는 사람이라서 그런지. 어린이들과 늘 이야기하고, 놀고, 교제하는 생활을 유지한 것은 아닌지. 케스트너라는 작가의 개성이 궁금해진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방정환의 <칠칠단의 비밀>이라는 책을 자꾸 떠올리게 되었다. 비슷한 요소가 참 많았다. 소년들이 떼로 나와서 도둑을 잡는다는 설정도 방정환의 이야기에 나온다. 혹시 방정환의 동화에 케스트너의 작품이 영향을 준 것은 아닐까 싶은 의문을 가졌다. 책의 속표지를 보니 이 책은 1929년에 초판이 나온 것으로 되어 있다. 1929년 대공황이 닥치기 전에 나온 책일까? 그 이후에 나왔다면 독일이 얼마나 사정이 어려워졌는지 짐작이 갈 텐데. 1933년에 나찌당이 집권할 정도로 1929년의 대공황은 독일 민주주의에 심대한 타격을 가했던 것인데. 어떻든, 방정환의 작품과 비교해보면 그 나름대로의 재미가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어찌보면 이야기 솜씨는 방정환이 더 나은 것 같은 생각도 들었다. 워낙에 방정환이 이야기꾼이다보니 책을 손에서 내려놓기 싫을 정도로 긴박한 흐름을 가지고 있었거든. <칠칠단의 비밀>을 한번 더 읽어보아야겠다. 참고로, 방정환의 <동생을 찾아서>는 1925년, <칠칠단의 비밀>은 1926년에 나온 것으로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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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보다 만화가 더 좋아 산하어린이 127
이영옥 지음, 박재동 그림 / 산하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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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서 빌린 책인데, 가져와서 1시간 만에 다 보았다. 박재동의 일화도 재미있고, 사이사이에 나오는 박재동의 그림과 만화를 보는 재미도 좋았다. 박재동이라는 만화가를  알고 좋아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손에 잡으면 금방 읽어치울 것 같다. 박재동 만화의 원천이 무엇인지 알 수 있어서 좋았다.

박재동의 힘은 결국 아버지와 어머니라는 것을 새삼 확인했다. 물론 가장 큰 힘은 자기 내부에서 나오는 것이지만 오늘의 박재동을 있게 한 것은 아버지와 어머니의 헌신이 있었더라. 특히 결핵에 걸린 아버지를 뒷수발하면서 자식들을 다 챙겼던 어머니의 희생이 없었더라면 박재동이 그렇게 구김살 없이 자랄 수 없었을 것이다.

한편으로 가장 행복한 순간을 위험한 순간으로 인지하는 박재동의 도전 정신도 본받을 만하다. '내가 위험하다'는 글 제목을 달았는데, 과연 박재동은 자기가 가지고 있는 꿈을 이루기 위해서 편안한 자리를 박차고 일어설 줄 아는 사람이다. 물론 삶의 내면이야 우리가 다 모르는 것이지만 끊임없이 변신하면서 자기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 노력하는 박재동의 삶은 우리 어린이나 청소년들에게 사표가 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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