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는 떡갈나무 산하세계어린이 10
조르주 상드 지음, 신혜원 그림 / 산하 / 199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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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아소년 에이미는 불행하게 될 가능성이 더 많은 아이였다. 그런데 에이미는 자신의 역경을 딛고 행복한 사람이 되었다. 그것은 자신의 노력, 지혜 덕분이기도 하지만 좋은 만남을 가졌기 때문이기도 하다. 에이미는 500년된 떡갈나무를 만나게 되면서 자신의 삶을 과거의 것에서 떼어낸다. 참으로 우연히 일어난 일이었다. 그리고 자신의 착각 속에서 떡갈나무의 말을 들었다고 믿는다. 떡갈나무 속에서 살게된 소년은 전혀 다른 존재가 되어간다. 나는 여기서 이야기가 끝나는가 했다. 그런데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에이미가 거지할머니를 만나면서 사건은 새로운 국면으로 넘어간다. 거지할머니는 에이미에게 도둑질을 가르치려고 한다. 그러나 에이미는 도덕이 있는 사람이었기에 그 길을 뿌리친다. 그리고 벵상이라는 친절한 어른을 만난다. 벵상이야말로 에이미의 삶에서 구세주다. 그를 진정한 사람으로 만들어준 것은 바로 벵상이라는 사람의 손길 덕분이었다. 한편 거지할머니도 에이미의 삶을 또다른 측면에서 풍요롭게 만들어준다. 그렇다면 여기서 떡갈나무가 한 일은 무엇인가? 떡갈나무는 어머니없는 소년에게 어머니같은 존재가 되어주었다. 늘 소년의 말을 말없이 들어준다. 그래서 에이미는 떡갈나무를 사랑한다. 말없이 베푸는 사랑 덕분에 에이미는 삶의 양식을 얻고 새로운 사람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 초등학교 고학년정도에서 삶과 사람에 대해서 이야기할 수 있는 토론거리로 적당하다고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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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농부 원경선 이야기 쑥쑥문고 38
송재찬 글, 이상권 그림 / 우리교육 / 200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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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는 우선 키가 크다. 나이도 많다. 90살이 다 되어가는-1914년생- 영감이 괭이 하나를 메고 큰 길에서 찍은 사진은 무언가 부자연스러웠다. 꼭 우리 큰아버지 같은 분위기다. 키크고 잘생긴 데다가 부지런하고 믿음도 좋으니 할머니인 지영희 여사가 반했지. 학력이 짧아도 끝없이 배우고 독서하는 자세 때문에 여느 지식인 못지 않다. 지독한 책벌레라고 했다. 농부와 책은 어울리지 않을 듯한데, 그이는 이 둘을 결합시켰다. 그리고 놀라운 일들을 일구어냈다.

 

유기농이라는 말도 모를 시절인 1976년에 그이는 유기농을 시작했다. 세상 모든 농부들일 농약과 비료로 하는 농법에 길들여져갈 때 그이는 새로운 길을 찾아나섰다. 이것은 오로지 그이가 눈밝으며, 끝없이 새로운 지혜를 구하는 사람이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일본의 '애농회'를 이끌고 있던 고다니 중이치 선생을 직접 찾아가서 말씀을 구하는 태도는 그이가 얼마나 진실에 투철한 사람인지 보여준다. 그이는 오로지 하느님을 섬기고 사람을 구하는 일에 평생을 바쳤다. 이 과정에서 '풀무원'이라는 공동체와 식품회사, 거창고등학교 같은 대안적 교육기관들을 일구어냈다. 한 알의 밀알이 되어 그이가 만들어낸 이 큰 수확들은 지금 21세기의 갈림길에 선 우리에게 배우고 닮아야 할 본보기를 보여준다. 농부 원경선에게서 우리는 '유기농'이라는 농법과 사람이 먹고 살며 일한다는 것의 의미, 하느님이라는 근원적 진리를 섬기는 길을 배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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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혼상제, 재미있는 옛날 풍습 소중한 우리 것 재미난 우리 얘기 11
우리누리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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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술집단인 '우리누리'가 쓰고 '어린이중앙'출판사에서 낸 책이다. 그림도 재미있고 내용도 쉽고 알차다. 어린이들이 우리의 옛날 관혼상제-통과의례들-에 대해서 알 수 있게 쓴 개론서 형식의 책이다. 책날개를 보니 <소중한 우리 것 재미난 우리 얘기>시리즈로 나온 책이 30권이나 된다. 모두가 '우리누리'가 쓴 책이다. 맨 앞에는 유홍준 교수의 '추천의 글'이 있다. '고급어린이 교양도서'라는 수식으로 치켜세우고 있는데, 빈말이 아니다.

 

모두 10편의 이야기들이 소개되어 있다. 태어나서부터 죽는 것까지 인간생활의 모든 영역이 다 들어간다. (1)기자의례-아기기원 (2) 출산의례 (3)육아 (4)육아의 풍습 (5)관례-성인식 (6) 혼인이야기 (7) 초례 (8)회갑 (9)상례와 장례 (10)제례. 이렇게 모두 열 개의 꼭지로 이루어져 있다.

 

나도 세세하게 몰랐던 부분에 대해서 배운 것이 많다. 특히 관례와 제례에 대해서는 새로 배운 것이 많다. 참, 요즘 어린이 책은 성인용보다 낫다. 대원사의 <빛깔있는 책들>의 기획과 비슷한 느낌이 들었다. 초등학교 높은 학년-5학년 쯤이면 적당함-이 읽으면 영양가 만점이다. 물론 눈밝은 이가 끌어주면 더 좋다. 오늘 우리 아이들에게 장례에 대한 장을 이야기해주니 눈이 초롱초롱해서 듣고 있다. 마침 우리 반의 민국이 할아버지께서 어제 돌아가신 탓도 크다. 쓸만하다. 이 시리즈를 좋아하게 될 것 같은 예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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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소리꾼 박동진 이야기 쑥쑥문고 29
송언 글, 김세현 그림 / 우리교육 / 199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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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한 사람이다. 몸 속에 불덩어리 같은 열정이 있는 것이 틀림없다. 오로지 삶의 한길을 '소리'에만 바친 경우라니. 이런 행복이 또 있을까? 한편으로 그 같은 가시밭길이 또 있겠는가. 피를 토하고 똥물을 먹어가며서도 포기하지 않는 그 정신은 무엇에서 비롯된 것일까?

 

젊은 시절 판소리 다섯바탕의 완창-홍보가 5시간, 춘향가 9시간-에 도전하던 그이의 모습을 보면서 내가 딱 떠올린 인물은 '퇴옹 성철'이다. 너무 닮았다. 성철이 '돈오'를 위해 바친 삶이라면, 박동진은 '득음'을 위해 바친 삶이다. 이 목표 외에는 모든 것을 안중에 두지 않았다는 점에서 두 사람은 동일하다.

 

1916년 생이니 일제의 수탈시기를 고스란히 겪어낸 셈이지만, 그이의 살아온 이야기에는 그런 것이 느껴지지 않는다. 그만큼 그이는 30살이 되기까지 오로지 '소리'의 길에서 최정상에 오르는 수련만을 반복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하니 그이의 삶에는 소리를 가르쳐줄 스승들의 허락을 얻기 위해 애걸하고 노력하는 일만이 반복된다. 물론 이 책에는 그이 삶의 많은 세부사항들이 빠진 탓이니 그렇게 느껴지는 이유도 있을 것이다. 여하튼 이 책 속에는 위대한 예술가-예인, 광대라고 해도 될 듯함-의 고집과 열정과 노력이 똘똘뭉친 하나의 본보기가 있다. 정말 정말 대단하다. 공부는 이렇게 하는 것이다 하고 본때를 보여주는 것처럼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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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의 설탕 두 조각 소년한길 동화 2
미하엘 엔데 지음, 유혜자 옮김 / 한길사 / 200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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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하엘 엔데라는 이름은 몰라도 <모모>라는 책과 <네버엔딩 스토리: 끝없는 이야기>라는 책이름은 들은 적이 많을 것이다. 나 역시 그랬다. <모모>라는 전영록의 노래를 통해서 처음 '엔데'의 세계에 접한 셈이다. 그때는 도저히 이해가 안 되었다. '모모는 철부지, 모모는 무지개, 모모는 새를 쫒아가는 시계바늘이다'. 이 노랫말은 나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말이었다. 그 말의 의미들을 이해할 수 없었다. 철부지와 무지개, 시계바늘이 어떻게 하나로 연관되는 지가 이해되지 않았다. 도대체 모모는 무어야? 내 주위에 있는 사람치고 그 가사의 모모를 이해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대충 생각한 것은 '모모'는 '某某', 즉 '누구누구'가 아닐까 하는 것이었다. 아마 전영록이 좋아하는 어떤 사람인가보다하고 생각했었다.  교사발령을 받고나서 동화의 세계를 접하게 되면서 <모모>라는 책과 엔데라는 작가에 대하여 좀 알아듣게 되었다. ,<모모>가 유명한 책이라고 해서 한번 읽어보려고 샀다. 동화책이 왜 그렇게 두껍던지. 작정하고 읽어보려고 했던 것이 5,6년 전이다. 앞부분을 조금 보다가 손을 놓고 말았다. <모모>는 그렇게 나와는 인연이 없는 채로 우리집 책꽂이에서 잠자고 있다.

<마법의 설탕 두 조각>이라는 책은 인터넷서점에서 우연히 건진 책이다. 엔데라는 작가의 이름이 나를 끌었고, 적은 부피-92쪽-가 나를 유혹했다. 옳다구나, 이 정도면 한번 볼 만하겠다. 그리고 내 예감은 적중했다. 실물을 보니 부피도 적을 뿐만 아니라, 그림도 많았다. 게다가 글자크기도 크고, 문단간격도 넉넉했다. '한글'에서 편집하면 A4용지 다섯 장도 안 되겠다. 혹시나 해서 뒷표지를 보았더니 초등학교 낮은학년용이다. 흠 이 정도가 내 수준이군. 초등학교 2학년에서 4학년 사이의 권장도서가 내 수준에는 딱 맞다. 5,6학년용 장편동화는 읽기가 좀 어렵다. 벌써 소설적인 장치들이 등장하는 것이 독해가 쉽지 않다. 끈기있게 다 읽어내려고 하면 300쪽짜리 정도 책이라면 이틀이나 사흘 정도는 정신차리고 읽어야 한다. 역시 독서란 괴로운 일이다.

렝켄이란 아이는 어리다. 유치원생이던가? 엄마 아빠가 자신의 말을 들어주지 않는 것에 성질이 난다. 아이스크림을 먹고 싶어하면 감기 걸린다고 안 된다고 하고, 텔레비전을 오래 보면 못 보게 하는 것들에서 욕구불만을 느낀다. 그래서 엄마, 아빠가 자기보다 약한 존재가 된다면 자기를 어쩌지 못하겠지 하는 생각을 한다. 요정에게서 마법을 빌려 엄마 아빠를 작게 만들어버리고 싶어한다. 그리고 처음 만난 경찰 아저씨에게서 요정이 사는 곳을 알아낸다. 그리고 요정은 렝켄의 소원대로 마법의 설탕 두 조각을 준다. 그것을 엄마 아빠에게 먹이면 엄마 아빠가 렝켄의 말을 거역할 때마다 몸이 반으로 줄어들게 된다는 것이다. 이번에는 공짜지만 다음에 찾아올 때는 큰 댓가를 치러야 한다고 요정은 말한다. 렝켄은 또 찾아오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한다.

집에 와서 마법의 설탕 두조각을 엄마 아빠가 먹는 음료수에 탄다. 그리고  정말로 요정이 말한 것처럼 그렇게 된다. 엄마 아빠는 장난감 침대에서 누워자야할 정도로 작게 된다. "아이스크림 먹고 싶어." "안돼". 그 순간에 몸은 정말로 반으로 줄어든다. 이 장면이 참 재미있다. 렝켄은 자기 마음대로 먹고, 보고, 씻지도 않고서 엄마 아빠의 큰 침대에서 잔다. 엄마 아빠는 너무 작아져서 고양이에게 쥐로 오인되어서 공격을 받을 정도까지 된다. 생명의 위협을 느낄 정도가 된다. 천둥벼락이 치는 밤 렝켄은 무서움에 떨며 엄마 아빠를 찾지만 엄마 아빠는 너무 작아서 렝켄을 도울 수가 없다. 그 때 요정의 편지가 온다. 렝켄은 요정의 편지가 변한 종이비행기를 따라서 요정에게로 간다. 그리고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듣는다. 그러나 그 댓가는 너무 힘든 것이었다. 과연 렝켄은 어떤 댓가를 치렀을까?  마지막은 행복하게 끝난다. 그러나 나는 마지막 갈등을 처리하는 부분이 좀 시시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내가 너무 갈등을 첨예하게 해서 위기를 해결하는 식의 이야기구조에 익숙한 탓인가? 어쨋든 이 책은 처음 한 쪽을 넘기는 순간부터 작가의 이야기 덫에 걸린다. 나도 그랬다. 끝날 때까지 이야기의 진행이 궁금해진다. 이런 것이 작가의 이야기 솜씨가 아니겠는가 싶다. 올 여름에는 <모모>에 도전해 보아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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