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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 꽃, 이제 피는 거야 - 소녀를 포기하고 엄마를 선택한 미혼모 이야기
구세군 두리홈 엮음 / 행간 / 2011년 12월
평점 :
절판
'소녀를 포기하고 엄마를 선택한 미혼모 이야기'라는 부제를 보고 꼭 읽어보고 싶었던 책.
미혼모라는 말이 남의 일같지 않았기 때문이다. 가장 친했던 친구의 미혼모 생활을 바로 옆에서
지켜봐왔기도 하고, 나 역시 스물한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한 아이의 엄마가 되어야했기에...
물론 이 책 속 사연들에 비하면 나의 이야기는 힘들다고 어디 꺼내놓지도 못할 것 같다.
올해 12살이 되는 아들이 내 배속에서 꿈틀거리던 그 때 지금의 신랑이 날 잡아주지 않았더라면
나 또한 어떤 선택을 했을지 모르겠다. 생각하기도 싫을만큼 끔찍한 일들이 벌어졌을지도...
하지만 나보다 5살이나 많고 처음 느껴본 푸근함과 의지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사람이라
믿고 새로운 삶을 시작하기로 마음먹었다. 아이를 낳은 후부터 다른 인생과 낯선 경험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만큼 한 아이의 엄마가 된다는 것이 얼마나 많은 것을 감당해내야 하는 일인지 엄마들은 다 알 것이다.
어찌보면 대단한 용기가 필요한 일이 바로 엄마가 되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선택을 한 미혼모들에게 더없는 박수와 격려를 보내주고 싶은 마음이다.
지금은 3년 터울의 두 남매를 보란듯이 잘 키워나가고 있지만 예전에는 나 또한 어린 나이에 아이엄마가 된 것을
부끄럽게 생각한 적도 있었다. 나와 가족들은 괜찮지만 주위시선이 어떻게 볼지 두려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생각보다 주변에 나처럼 일찍 결혼한 엄마들을 만나게 되면서 많은 것을 공유하고 자신있게 학부모도 되고
이제는 내 직업도 갖고 부모님에게도 아이들에게도 당당하고 멋진 엄마, 딸이 되고자 노력하는 중이다.
미혼모였던 친구의 삶을 보았을 때 기초수급자로 나라의 지원을 몇십만원 정도 받고 짧은 파트타임의 일을 하면서
아이와의 생계를 꾸려나가야하는 것은 정말 버거워보였다. 결국 초등학교에 입학한 딸아이를 교회목사님댁에 맡기고
공장일을 하러 가야만 했던 친구. 엄마의 보살핌이 너무도 필요했던 아이는 생각보다 잘 지내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지나고보니 아니었던 것이다. 결국 엄마의 품으로 2년 반만에 돌아가 함께 살면서 지금은 새로운 가정을 꾸려 행복하게
잘 살아가고 있다. 미혼모들이 자립하여 아이를 키우며 살아간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정말 힘겨운 일이다.
출산율이 떨어지고 아이 키우기 힘들어진 최근에서야 조금씩 미혼모들을 위한 지원이 예전보다야 나아진듯 하지만
아직까지 사람들의 안 좋은 시선과 편견들이 그녀들의 올바른 선택을 더 힘들게 하고 있는 현실이다.
우리 인간은 특히 여자는 새 생명을 탄생시킬 수 있는 아주 귀한 능력을 갖고 태어난다.
이 위대한 일을 왜 조금 어린 나이에 발휘했다는 결과만 가지고 여자만 죽을 죄를 지은 것마냥
죄의식에 숨죽여 지내야 하는 것일까. 이제 그런 고리타분한 인식은 없어져야할 때도 되지 않았는가.
다행히 사회가 많이 변해가고 있긴 하지만 부모 자식간의 소통과 관심어린 애정이 점점 부족해지는 듯해 안타깝다.
예상치 못했던 힘든 일도 겪으면서 성장해나가는 것이 사람이지만 가족들이나 주변 사람들의 따뜻한 관심과 보살핌이 없다면
자칫 잘못된 길로 들어서기 쉬운 것 또한 우리 인간이다. 나 또한 맞벌이 부모의 밑에서 자라 신랑의 관심과 사랑이
더 크게 느껴졌을 수도 있다. 어릴 적 부모의 사랑을 많이 받지 못한 사람일수록 약간의 관심과 유혹에 빠지기 쉬운 법.
책 속 미혼모들의 어릴 적 사연을 들으며 한없이 눈물이 흘러나왔다. 눈물이 멎으려하면 또 다른 사연이 눈물을 불러냈다.
나도 모르게 책장을 넘기려다 떨어진 내 눈물자국을 보며 나의 삶이 너무도 감사하게 느껴졌다.
작지만 우리 가족의 보금자리도 있고 사랑하는 사람도 있고 가족 모두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으니...
무얼 더 바라는 것은 욕심일 것이다. 욕심을 버리니 행복함을 느끼게 되고 모든 것이 감사하다.
저는 요즘 아주 큰 날개를 선물로 받은 것 같습니다. "관심"이라는 날개와 "기회"라는 날개입니다.
그 두 날개로 힘껏 날아올라 저의 꿈을 이루어 보려고 합니다....
제게 날개를 달아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p. 136
따뜻한 관심과 사랑으로 나를 안아준 부모님과 신랑...
그리고 이제는 내 아이들을 따뜻한 관심과 사랑으로 보듬어 줄 차례이다.
세상의 모든 이들이 이 책을 읽고 주위 사람들에게 따뜻한 관심과 사랑을 베풀어 주는 마음을 갖길 바라며,
미혼모라는 이름이 더이상 부끄럽지 않고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는 그런 세상이 오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