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국 봤다.... 그것도 씨네월드.... 무슨 깡인지 모든 통신사의 카드할인을 거부하는 그 염병할 극장에서 7000원씩이나 내고....
7000원.... 확실하게 아깝다.... 젠장.... 네팔요리나 먹을 걸-_-
십년이 넘도록 변하지 않는 면상과 연기실력을 동시에 겸비한 우리의 키아누 리브스 아저씨가 존 콘스탄틴이 된 데에는 원작을 읽어보지 못한 나로선 별 불만이 없다. 시종 시니컬한 태도에다가 싸가지 제로의 성격을 겸비한 캐릭터에 비추어 우리의 키아누 아저씨 특유의 감정이 배제된 연기-_-와 뻣뻣한 몸집은 되려 그 밥맛없는 캐릭터에 적절하게 잘 어울렸으니까. 그런데 문제는, 그런 무감정한 연기가 캐릭터의 설정엔 도움이 됐지만 극 중반으로 가면서 콘스탄틴이 사건을 해결하려 하는 동기에 전혀 설득력을 불어넣지 않아주고 있는 터라, 지극히 루즈한 영화로 만들어지는데 결정적인 도움을 준다.
뭐 세븐이 처음 나왔을 때도 비평가들이 한 말이란 게 '화면은 좋은데 스토리는 별로다' 였고 '캐릭터의 깊이가 부족하다'였으니 그 생각하면서 영화를 보긴 봤는데.... 정말 이 영환 아니었다. 콘스탄틴이란 캐릭터도 키아누 리브스에게 제대로 뒷받침이 안되는 터에 연기적인 측면에서 사정없이 망가지는 틸다 스윈튼의 모습은 안타까울 지경이었다. 뭐 레이첼 와이즈는 그럭저럭 자기 밥값은 해낸 거 같았고.
극초반까지의 흐름은 감독인 프랜시스 로렌스가 뮤직비디오 감독 출신이란 걸 알려주는 것처럼 그럭저럭 긴장감도 있고 화면빨도 좋았던, 괜찮은 영화였다. 그러나 중반 이후부터 급속한 루즈함의 물결 속으로 들어가버린 영화는 동어반복과 별 설득력이 없어서 개그로까지 느껴지는 시퀀스들을 이어나간다. 이 영화가 대단히 하드보일드한 지향점을 가지고 있고 헐리웃 영화 치곤 개그적인 장치가 이례적일 정도로 메말라 있다는 걸 생각해보자면 그렇게 엉뚱한 지점에서 실소가 나와야 한다는 건 분명 감독의 불행이다. 전체적으론 액션이나 특수효과나 제자리를 잡지 못하고 겉돌고 있다는 인상을 팍팍 주었는데 지옥의 풍경이나 몇 안되는 콘스탄틴의 액션씬은 개개로 보면 훌륭한 편이나(그러나 그중 발사자르와 콘스탄틴과의 격투씬은 스토리의 전개상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음에도 이 영화가 블럭버스터라는 것이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별볼일 없고 그로 인해 극이 루즈해지는데 출중한 위력을 발휘한다) 영화 속에서 결정적인 기여를 하지 못하고 그저 스쳐가는 인상으로 보일 정도다. 소재도 좋았고 배우들의 위치선정(연기가 아닌)도 좋았으며 기술적으로도 괜찮았지만 그 모든 것이 총체적으로 융합되지 못하고 관객의 예상범위 내에서 어리숙하게 빙빙 돌고 있는 것, 그것이 콘스탄틴의 실패이다.
Ps. 마지막에 술회되는 콘스탄틴의 간증고백은 영화를 한순간에 기독교 홍보 영화로 만들어버리는 놀라운 생뚱함을 발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