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덤 오브 헤븐 : 감독판> / 궁극을 정의하다!

 

과연 명불허전. 원래 나온 극장판의 루즈함이 내용의 생략에 의한 결과였음을 잘 알려주는 감독판입니다. 표정부터가 영 꿔다놓은 보릿자루 같았던 올랜도 블룸이 연기한 발리안이 왜 그 지경이 됐고, 어째서 그런 활약을 하며 어떻게 흘러가는지에 대한 설득력 있는 설명이 충실하게 이뤄지거니와(그런 점에서 올랜도 블룸의 어설픈 연기가 수도사에 가까운 탓에 내내 절제된 감정선을 보여주던 발리안의 역할에 그럭저럭 잘 맞아떨어집니다), 그와 맞먹는 꿔다놓은 보릿자루였던 에바 그린의 역할이 대폭적으로 상승(그저 많이 출연하면 좋습니다). 그런데다 가샨 마소우드가 맡은 살라딘의 출연시간 또한 늘어나서 그 품위 있는 카리스마를 더 즐길 수 있어서 즐거웠습니다. 더불어 한스 짐머 패밀리의 일원으로서 아랍에스닉 음악과의 조우를 훌륭하게 치뤄낸 해리 그렉 윌리엄슨의 스코어와 리들리 스콧의 화면 장악 능력이 당대 최고 수준이라는 걸 다시금 느낄 수 있었던 194분.

이 영화 속 러브스토리가 전통적인 기사도의 궁정식 사랑에 대한 안티테제라는 것을 보다 확고하게 인지하게 만들었다는 점 또한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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