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홍대를 갔습니다. 간만에 맥주도 두 병씩이나 마시고 사치의 극치라고 할 수 있는 나쵸칩에 치즈소스까지 곁들여서 먹어봤습니다. 아울러 [현시연] 8권도 사왔습니다.

8권은 완연하게 오기우에와 사사하라가 벌이는 본격적인 연애질의 장이더군요. 군더더기 없이, 여러 의미에서 아주 잘 참고가 되고 있습니다. 확실히 키오 시모쿠는 연애질의 합이란 걸 잘 파악하고 있는 작가입니다. 일본판 띠지의 카피는 '오타쿠라서 사랑했다' 였는데, 핵심을 찌르는 문장이었습니다.
그건 그렇고 8권에서 대강 저 커플이 수습이 됐으니, 이제 남은 9권에선 드디어 마다라메와 사키의 떡씬이 나올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이 증폭되고 있습니다. 추가로 들어간 페이지도 만만치 않은 만큼.... 헐헐.
그러나 내년 1월에나 나온다는군요. 어이쿠.


그리고 일전에 넌즈시 얘기했던 [에반게리온] 10권이 드디어 깔렸습니다. 뉴타입 10월호의 특집과 연동한 것일까요? 이제 더이상 나노 바이오 회사임을 거부하는 대원씨아이의 저도의 전략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다면, 전략치곤 오지게 오래도 끌었군요-_- 빵빵한 자본력의 근거를 잃어버린 대원씨아이의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되는 바입니다.
한겨레에서 정부가 지원하는 만화잡지를 만드는 얘기를 잠깐 하게 됐는데, 솔직하게 말하자면 불안합니다. [씨네21]의 유통망이라는 것은 꽤 매력적이긴 하나 내부사정으로 인해 [씨네21] 자체도 재정상황이 썩 좋지 않았던(혹은 않은) 걸로 알고 있는데다 한겨레 자체가 경영상의 삽질을 한 과거들이 주루룩 생각이 나서.... 일단 생활정보지 [한겨레리빙]과 여성잡지 [허스토리]의 폐간 건, 그리고 인터넷으로는 지식검색 기능의 표류로 인한 웹주도권 상실 등등이 떠오르는군요.
단정적으로 말하자면 만화잡지수가 점점 줄어들어가는 현 세태에 비추어 정부지원이 확실치 않으면 분명히 위태로운 게임입니다. 뭐 한겨레로서도 돌파구가 필요해서 선택한 바이겠지만, 정부에서 내건 제한조건들을 보니 썩 유들유들하진 않더군요.... 더군다나 지하철에서 사서 보고 던져버릴 수 있는 만화잡지라는 포멧은 이미 서울문화사에서 실험했고 결과는 영 신통찮았으니. 만화라는 포멧에 대한 대중 소비 측면에 자리한 거부감을 날려버릴 킬러 타이틀의 존재, 그것이 해결책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어렴풋이 생각해봅니다. 이거 참, 무슨 네오라도 나타나길 기다리는 거군요. 한국영화판의 네오는 좋든 싫든 [쉬리]였습니다만(그래서 영웅의 혈통성에 대한 지적이 현재의 기형적 관객구조라는 죄로 이어지기도 합니다만), 만화는 과연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