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유의 싹쓸이…'괴물'의 만행에 돌을 던져라
이 글에서 작품성에 대한 개탄과 더불어 중점적으로 다뤄지고 있는, [괴물]의 스크린 독점에 대한 아주 간단한 해법이 있습니다. 그건 영화의 스크린 점유에 한도를 두는 겁니다. 그럼 만사해결 끝.
그런데 그게 안되죠. 왜냐구요? 그러면 일단 배급업자들하고 극장주들이 지랄거릴 거거든요. 자본주의에 위배된답시고 쭝얼거리겠죠.
[괴물]의 경우는 청어람 대표가 극장주들이 필름 달라고 떼쓰는 걸 막는 판입니다. 아주 만족스런 자본주의의 풍경이지 않습니까? 어떻게 생각해보면 이것이야말로 FTA의 진정한 풍경이기도 합니다. 이런 걸 까는 할말만 하는 신문 조선이 웃기는 이유도 그거고.
근간의 언론이 [괴물]을 대하는 분위기는 [태극기]나, 심지어 [왕의 남자]가 떴을 때와도 확연하게 구분됩니다. 특히 왜 심심하면 시장과 자유주의를 외치는 조선이 자신의 논조와 반대되는 결론이 기다리는 문제제기를 자청해서 나선 것일까요? 이것은 그저 외부필자를 기용한 것에 따른 무책임한 우연일까요(설마). 아니면 [괴물]의 '반미주의'에 대한 거부감? 아니면 조선일보의 문화부는 조선일보와 따로 떨어진 독립개체인 걸까요(주지하다시피 강준만 교수가 일찍이 지적한 부분입니다)? 알 것도 같지만 모른다고 칩시다.
그건 그렇고 글 자체에서 하나 더 따지고 들자면 바로 저 문화다양성 운운하는 건데, [괴물]이 과연 그 잘난 문화다양성을 충족 못 시키는 작품일까요? [괴물]의 풍부한 텍스트적 가능성과 소재적 발전상을 다룬 글들은 너무 많이 쏟아져 나와 있기 때문에 다시 논하지 않아도 될 듯 합니다. 다만 이것을 하나의 흐름으로 보자면 해외평단에서도 지적하듯이 우리나라 영화 전반의 독특한 성격은 스타감독들의 비주류적 감수성이 곧잘 메이저를 친다는 거지요. 뭐, 결국 지역적, 변증법적인 입장의 차이기 때문에 그 수요와 예산의 문제에 대해서 딴지를 걸라면 한없이 걸 수도 있는 것이겠지만 적어도 [괴물]이란 영화의 독자적인 위치는 문화다양성 운운하면서 까일 정도의 수준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물고 늘어지려면 철저히 숫자의 영역에서 물고 늘어졌어야 마땅한 일이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