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디서 장점을 찾아야 할지 난감해진다. 아니, 내가 이걸 왜 봤는지부터가 난감하다. 쇼타콘?

자료의 나열. 그 이상은 영 안 될 것 같고 이하가 될 가능성은 보인다. 수박겉햝기라는 느낌. 서울이라는 지형을 재미없게 드러내려면 어떻게 하면 되는가에 대한 모범답안.

이상적이다.

18금 게임의 하위 장르인 다크물, 그리고 비주얼노블과의 근접조우에서 봤던 거의 모든 요소들의 원형. 캐릭터에서부터 내용, 심지어 문체마저도. 바로 여기서부터였다.

백과사전. 빈말이 아니다. 그러니 독법 또한 똑같다.

인간이 가질 수 있는 가장 순수한 악의에 대한 방대한 퍼즐놀이. 아무리 인간이 이득을 따르는 냉철한 짐승이라 하더라도 심연 깊숙이 담겨있는 악마적 감수성에 대한 혐의를 지워버릴 수 있겠는가. 역사는 종종 인간이 그저 괴물 그 자체가 될 수 있음을 지긋지긋하게 알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