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속의 저명했던 선배 밴드들이 그랬던 것처럼 메탈리카 또한 클래식과 자신들의 음악의 융합이 만들어낼 적당한 신선함과 익숙함을 동시에 동반하는 결과물에 대한 유혹을 뿌리치지 못했다. 그것은 고전적이지만 더없이 고도화된 형식과의 결합을 통한 권위의 보장일까 아니면 매너리즘에의 극복을 위한 절치부심 끝의 선택일까. 어쩌면 둘 다일 수도 있겠거니와 개인적으론 이런 류의 음악(대규모 오케스트레이션 편성과 일렉사운드의 결합)엔 환장을 하는 습성을 가진 탓에 메탈리카의 [S&M] 앨범 또한 학수고대 기다렸던 때가 있었다.

그래서 나온 결과는 뭐라고 해야 할까. 절반의 만족 정도. 예상했던 바이기도 했지만 메탈리카의 어떤 곡들은 오케스트레이션 편성과 맞지 않아 성기는 느낌마저 주거나 오케스트라 파트가 그저 곡의 뒤에서 생색내기쯤으로 들어간 곡들이었던 반면, 어떤 곡들은 무척 흡족하다 싶을 정도로 메탈리카의 사운드와 오케스트레이션이 잘 들어맞아서 유난히 맘에 들었던 곡도 있었다.

'no leaf clover'는 단연 후자쪽에 속하는 곡이었다. 메탈리카의 옛곡들의 어레인지가 주류를 이루는 가운데 이 이벤트를 위해 만들어진 오리지날이었던 'no leaf clover'는 그래서 그런지 다른 곡들에 비해 메탈리카의 영역과 오케스트라의 영역이 따로 놀지 않고 무척 매끄럽게 들러붙는다.

나로서는 개인적인 중독성을 갖고 있는 노래로 어느 날인가는 하루종일 이 노래만 들었던 적이 있었다. 바로 어제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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