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세계는 '하루히' 열풍 

 

각종 서브컬쳐에 대한 관심도가 꽤 높은 편인 것이 한겨레 계열 기사들의 특징이기도 합니다만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 정도로 매니아 지향성인데다가 아직 방영이 채 끝나지도 않은 작품을 적극적으로 다뤄냈다는 것은 꽤 신선하게 느껴집니다. 글 자체는 짧은 분량 안에서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이 보여주는 현상들에 대한 이런 류의 분석기사들이 가지는 특유의 관심유발을 목적으로 하는 약간의 과장이 섞인 설명들과 모에문화라는 지극히 국소적인 통용개념에 대한 독자들의 이해를 동시에 수행하기 위해 상당히 압축적이면서도 친절하게 풀어놓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글쓴이도 파악하고 있는 바이지만 모에라는 현상에 대한 이해가 없이는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의 성공은 절대 이해가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라이트노블에 대한 나름의 설명이 꽤 인상 깊었는데 김낙호씨는 그것을 가리켜 <'서브컬쳐'라고 부르는 대중문화 장르들과 감수성이 연동돼 있는 장르소설을 칭한다. 하지만 장르라고 해서 추리소설이나 공상과학처럼 특정소재와 사건들을 다룬다는 개념은 아니고, 만화-애니메이션, 게임 매체의 주류 대중문화 영역을 장르문화라고 부를 때의 그런 의미다.>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라이트노블의 매체성을 지적한 날카로운 평가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김낙호씨의 정의는 라이트노블의 속성을 정확히 잡아내곤 있지만 동시에 그것이 한계가 되어 양적 측면에서 대부분의 라이트노블의 정의에는 들어맞지만 근간에 들어 보여지는 라이트노블들에겐 해당이 덜 되는 다소 제한되어진 인상이랄까요(물론 이 모호한 단어를 다뤄야 하는 곤란에 대해서 미리 견지하고 있었던 듯 본문에는 '거칠게 정의내리자면' 이란 단서가 붙어있습니다). 라이트노블의 범위가 점점 확장되어가고 있다는 건 미르기님 블로그에서 본격적인 장르소설의 등장에 따른 결과를 근거로 여러 번 다뤄졌던지라, 저로선 그 범주를 매체에 두자고 하는 쪽입니다.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전 라이트노블이란 단어 자체가 지엽적인 생명력 이상을 가질 수가 없거나 매체성을 강조하는 추상적 정의의 방향으로 변형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모에에 대한 설명도 마찬가지입니다만 모에란 단어가 본문에서 설명된 것처럼 단순한 미소녀 라인에서의 고착에서부터 변형 페티시를 가리키는 포괄적인 의미로 점점 더 쓰여가고 있다는 점에서, 라이트노블의 운명과 비슷한 길을 걷는 것처럼 보이고 있다고나 할까요. 정보공개가 너무도 원활히 이뤄지고 있는 21세기에 트랜스젠더를 게이라고 부르고 남성동성애자를 호모란 표현으로 부르는 것이 더 친숙했던 90년대 이전의 한국사회가 가지고 있던 정보적 무지는 없을 듯 하지만, 역시나 워낙 단어의 정의 자체가 모호해서 계속 변형될 가능성이 있어보이는 거죠.

 

...그리고 본문에서 '하루히즘이라고 불리는 패러디 영상'에 대해서 소개하시고 계신데.... 저 개인적으론 그 동영상을 만든 양반들, 미적으로나 결과물로서나 꽤나 안타깝다는 인상을 당최 지워버릴 수가 없어서, 캐릭터이입의 낭만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다소 보편적이고도 노골적으로 파쇼적인 미적 기준에 따라 썩 추천할만 한 일은 아니란 걸 적극적으로 주장하고 싶습니다.....

 

 


조인성마저도 하루히의 인기를 무시할 순 없었다. 몸소 하루히댄스를 시전중인 조인성과 그의 친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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