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심이 없는 무난하기만 한 클림트 소개기. 클림트의 마지막 순간은 하나의 이야기를 구성해내는데 더할 나위 없이 매력적이다.

고딕소설다운 만연체로 서술되는 장황한 설명과 묘사들이 점점 신경증적으로 되어가는 화자의 정신상태와 독자의 정신상태를 일치시키려고 노력한다는 느낌이 들었으나, 동시에 나도 참을성이 많이 없어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같이 미쳐버리는 건-솔직히 미친다기보다는 지루해져버린 것이지만- 사양하고 싶어서, 결국 중간에 덮다.

[챔피언 시저의 죽음]은 감칠맛이 났었는데 이 물건은 웬지 그만한 끌림이 없는 게, 중간에 범인을 때려맞춰버려서인가?

시작과 끝에서 각각 성기를 송두리째 드러내고 있는 남자 누드사진의 구성-머리말에서 밝혔듯 여성독자를 확실하게 의식하는 바이며 마지막 사진은 말그대로 성기사진이다-은 이 책의 지향점을 보다 분명하게 밝히는 것처럼 보여진다. 역사 속 미학에서 소년-청년-남자라는 이미지의 변천사와 욕망의 고착을 다루는 이 노골적인 제목의 책 안엔 표지에 등장하는 꽃미소년 그림과 사진만 있는 게 아니라 어이없을 정도로 과장되어 위명이 높은 저 청년 나폴레옹의 초상 같은 것들도 상당수 들어 있으니, 읽을 사람들은 이 물건이 꽃돌이 사진집이 아니라 미술역사서적이란 것을 주지해야 할 것이라.

이왕 새로 내는 거 확 좀 개정해서 내주지.

기업만화가 되려고 한다. 더 살까 말까가 점점 고민되네....

의외로 부들부들한 후반부에서 쌩백수 혹은 준백수 게이들의 생활이 상당히 높은 비중으로, 또한 담담하게 그려지는 게 신기했다(더군다나 2~3개의 게이 에피소드가 이어지는 동안 주인공 우시지마는 나오지도 않는다). 작가의 개인적 관심사의 발로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