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평생 원을 그리며 살아간다. 반복되는 일탈과 회귀의 흔적으로 그어내는 커다란 원, 에바에서 내 심금을 울렸던 대사는 미사토의 입에서 나왔었다.

'헛된 기쁨과 자기 혐오를 반복할 뿐. 하지만 그때마다 앞으로 전진했던 것 같은 기분이 들어.'

과연 그럴까. 동정을 버리기 전의 나와 버린 후의 나. 분명 오랜 우회로를 거쳐 다시 동정을 버리기 전의 감수성으로 돌아간다 해도 지금의 나는 그때의 내가 될 수 없는 것일게다. 섹스가 세상을 무너뜨리는 일과 같은 일로 여겨졌던 시절, 그 이후, 여자 가슴을 만져도 아무런 느낌을 받지 않는 시절, 다음은 너덜너덜해진 감각에의 반성. 회귀. 반복.

'어설피 FM기에 영감을 얻으려고 해도 거기엔 아무 것도 없습니다. 근사한 아침을 먹는 녀석은 사람을 감동시킬 수 없습니다.' - 2005년 1월 27일 엔도 히로키

무릇 수도사만이 카마수트라의 대가가 될 수 있는 법. 하는 일이라면 책 읽고 생각하는 것밖에 없을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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