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만화는 안되겠다고 생각한 작가의 판단은 정확한 것이었다. 최규석이 우리나라의 차세대 만화가 중 가장 기대되는 이라고 하는덴 이론의 여지가 없지만, [습지생태보고서]는 몇몇 반짝이는 에피소드들과 탁월한 작화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으로 심심하며 다소 뒤쳐지는 개그와 썩 와닿지 않는 살가움이 어색하게 공존하고 있다. 디시인사이드에 연재되던 걸 계속 봐 온 나로선 이 작품집이 그의 아르바이트였기를 바랄 뿐이다.

[월희]의 어설픈 복제 버전.

아슬아슬한 줄타기 같은 균형감각을 보이고 있는 전개. 만족스럽진 못하다.

이 미국적 피해의식을 무기로 삼은 영화의 중반까지, 그 긴박함에 확실하게 빠져들어가 있었음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그 이후가 용두사미란 어떤 것인지를 너무 뻔하게 보여준다.

이 영화에 대해 예전에 내렸던 내 판단은 대폭 수정되어야 할 듯 싶다. 김지운 감독이 영화를 대하는 태도에는 완전한 제우스적 관장이라기 보단 일종의 손놓기가 의도적으로 이뤄진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영역이 있다. 그런 태도는 지금까지의 그의 영화들에서 언제나 최초의 컨셉의 무게감에 못 미치는 현저하게 빈약한 내용물로 영화를 채워져 있다는 인상을 주게 만들었다. 하지만 [달콤한 인생]은 그 불완전한 태도가 기대보다 영양가가 떨어지는 메인디쉬만이 아닌, 만족하고 즐길 수도 있는 미묘한 모호함을 동반하는 유희로서의 성과를 거둘 수도 있다는 걸 보여주고 있다. [달콤한 인생]은 기존의 느와르물에 대한 향수와 함께 공식화된 법칙에 대한 반작용이 그런 느슨한 손놓기와 어우러져서 만들어낸 독특한 화합물이며 영화가 스스로의 의지로 살아나려고 발버둥치는 듯한 인상을 주는 인터렉티브적 감각의 묘한 생동감을 전달한다.

[페이트]를 기반으로 한 동인지를 만들고 싶다는 충동이 폭포처럼 쏟아지게 만든, 농촌기사 퍼시발의 이야기가 담긴 6권.

 

 

 

 

 

기본적으로 지성피부에 이것저것 트러블이 엉킨 면상 덕에 때마다 로션 선택을 고민하게 만든(그러나 결국은 귀찮아서 그냥 되는대로 구입하거나 안 쓰거나 했던) 나에게 있어선 놀랄만치로 훌륭한 효과를 보여준 물건. 수수한 향이라든지 빠른 흡수성이라든지. 하나 같이 맘에 들어서 이니스프리 포맨의 다른 시리즈도 구입하고 싶다는 충동이 일게 만들 정도였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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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dan 2006-02-14 2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페이퍼 마지막에 왜 웃긴걸까요.
(오랫만이에요.)

hallonin 2006-02-15 0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랑은 아니지만 인간 하나가 온갖 꼴을 다 보여줘서 그런 거 아닐까요?-_- 오랜만입니다. 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