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밥을 처음으로 발명해냈을 때, 디지 길레스피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스윙과 쿨의 가교를 놓으면서 그 한세대를 폭발적인 에너지로 끌고 나갔던 비밥의 속도감은 여전히 변종처럼 느껴진다. 오직 그 자리에 있으며 여전히 그 자리에 있는, 그리고 그 지점에서 완성이 된 유희로서의 성과물. 침잠한 어둠보다는 아침의 시작을 택한 눈부신 매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