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이는 트립합을 볼 때처럼 그윽한 시선으로 IDM이라고 부르고, 어떤 이는 청자의 청각에 가해지는 그 잔인할 정도의 집중도와 정밀함 때문에 드릴앤베이스라고도 칭한다. 뭐라고 부르건 무슨 상관이랴. 만약 재즈와 엠비언트와 드럼앤베이스가 마구 뒤섞여져서 만들어낸 스퀘어푸셔의 이 종잡을 수 없는 트랙들에 맞춰 춤을 출 수 있다면 그것은 미치광이의 춤과도 같을 것이리라. 그러나 광인은 가끔씩 비극의 주인공으로, 우리의 거울로 사람들의 심장을 관통하는 풍경의 주인공이 되기도 한다(이 원맨밴드의 주인공인 전직 베이시스트 탐 젠킨스는 중증의 정신분열증이기도 하다). 혼돈의 법칙을 타고 치밀하게 구조된 엇박자의 비트가 홍수처럼 몰려와 만들어내는 도시의 비명소리. 고독이 별처럼 쏟아져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