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알폰스 무하라는 존재에 대해서 알게 된 것은 아소 미코토의 [천연소재로 가자] 6권에서였죠. 물론 그 전에도 여기저기서 그의 그림들을 접할 수가 있긴 했었지만 당시 아소 미코토가 그의 그림을 너무 좋아한다고 해서 그 4분의 1 스페이스를 무하풍으로 장식했던 걸 본 것이 100년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잘 나가고 있는 체코산 그림쟁이를 분명하게 인식하게 됐던 시점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아소 미코토의 굼뱅이스러운 연재 속도는 이때도 유명했다. 아무튼 그러는 동안 캐릭터들은 환골탈태.

 


무하의 그림은 설탕처럼 보편적인 달콤함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며 그의 부의 원천이기도 했습니다. 그는 클림트와는 다른 영역에 서 있는 아르누보의 거장이며 연극기획자들과 극장주들과 향수회사 마케팅부서의 사랑을 독차지했던 화가였습니다. 그는 대중의 취향이 어떤 것인지를 알고 있었고, 또 대중은 그의 스타일에 매혹되어 그의 그림들을 따랐습니다. 작가적 지향과 대중의 호흡이 절묘하게 맞아떨어진 행복한 케이스였다고나 할까요. 따라서 그의 그림을 보면서 '하악하악~ 헉헉~' 거리는 건 전혀 흠이 되는 일이 아닙니다!



생각해보면 알폰스 무하는 할 거 다 하면서 산 양반이었던 듯 싶습니다. 일단 당대의 가장 인기 있던 화가였던만큼 돈은 돈대로 벌어놓고 있었고.... 나이 어린 예쁜 아내랑 결혼해서 잘 먹고 잘 살았으며.... 화가로서의 명성이 최고치에 이르렀을 즈음에 스스로 고향인 체코로 돌아가서 성 하나를 사갖고는 그 안에서 생애의 숙원이던 민족서사시를 그려내는데 마지막 힘을 짜냈죠. 또한 한 번 보면 머릿 속에 박혀 버리는 특유의 무하스타일은 백여 년이 흐른 지금에 와서도 여기저기서 돌출되고 있습니다. 특히 만화, 일러스트, 타로카드 업계에 무하스타일의 색감과 양식, 구성 등이 준 영향은 지대합니다.

 

이제와 돌이켜보니 이 작품도 상당 부분 무하스타일의 영향 아래에 있었다.

 

우리나라에 알폰스 무하에 대해서 나온 책은 두 권이 있습니다. 둘 다 재원이라는 출판사에서 나온 것들이죠.

[알폰스 무하와 사라 베르나르]. 이것은 알폰스 무하의 생애를 중점적으로 다룬 전기서적이죠. 그런데 정작 제목에 붙은 베르나르는 책에선 그리 비중 있게 다뤄지지 않기 때문에.... 아마도 두번째로 소개할 책과의 구분점을 마련하기 위해 붙인 건 아닌가 생각됩니다.

그리고 이것은 알폰스 무하의 작품들을 실은, 일종의 화보집이라고 보면 됩니다. 단촐한 제목 [알폰스 무하].

 



 

언젠가는 우리나라에서도 전시회가 열리겠죠. 그때까지는 굶지 않고 사는 삶이 마련되어 있어야 할텐데-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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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wup 2005-11-25 2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폰스 무하, 이름 따로 그림 따로 기억하고 있었군요. 그나저나 재밌겠어요. 저 책.
'나이 어린 예쁜 아내랑 결혼해서 잘 먹고 잘 살았으며'에서 엄청난 선망이 느껴지는군요.

hallonin 2005-11-25 2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습니다...-_-

털세곰 2008-11-28 1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수업시간에 이걸 다루었는데 국내에 이런 책이 있으리라곤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네요. 그냥 넘어가버리는 바람에... 하여튼 소개해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마침 도서관에도 심지어 책도 있던데...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