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리뷰에 첫 리뷰였던 [양의 노래]가 실렸던 게 2003년 10월 15일이니, 정확히는 2년하고도 한 달 이상이 지나버렸습니다만, 오늘에서야 깨달았습니다-_- 세월 정말 빠르군요.

그래서 왜 알라딘 블로그를 사용하고 있는가에 대해서 곰곰히 생각해봤습니다. 사실 알라딘을 사용하게 된 것은 타자 노가다 업계의 거성이자 친구인 김석영이 리뷰를 작성하면 적립금 500원씩이 쌓인다는 정보를 전해준 것이 계기였습니다. 뭐 당시에는 지금처럼 블로그 개념이 아니었고 리뷰작성만이 가능한 때였죠. 홈페이지를 갖고 싶다는 생각은 있었습니다만 마땅히 기술은 없었기에 어딘가에 빌붙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던 차에 돈까지 준다는 알라딘은 최적의 장소였습니다.... 뭐 그렇다고 해도 막상 하기 시작하니 귀찮아서 띄엄띄엄 리뷰랍시고 올리곤 했습니다만, 뭐 마이리뷰로 두 번 뽑히고 그간 쌓인 적립금도 있곤 해서 유용하게 쓸 수 있었죠.

그러다가 500원 적립금 제도가 사라지고 마이페이퍼라는 블로그 기능이 생겼죠. 그즈음에 알라딘에서 자리를 뜰까 심각하게 고민도 했었습니다만-_- 뭐 당시에 세이클럽에서 완전 개인 공간인 클럽을 하나 굴리고 있었던 탓도 있었지만 전반적인 생활에서 골치 아픈 일들의 연속이었고 이런 웹 페이지를 운용한다는 것에 회의도 들고 그랬거든요. 아마 그래서 상당한 기간 동안 이곳을 제대로 돌보지 않았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러다가 정말 갑작스럽게, 이건 순전히 제 변덕입니다만 2004년 9월 26일에 첫 페이퍼를 쓰면서 한 번 내 글줄들을 여기에 옮겨놓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종의 기록보관소로서 말이죠. 하루에 하나씩 글을 올리는 일종의 훈련장이라는 생각 또한 있었습니다.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저치고는 꽤 끈기 있게 버텼던 셈인데.... 대부분의 블로그들이 그렇듯 알라딘 또한 작성된 글의 저작권이 회사에 귀속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 관련 법적 구속에서 자유로운 게 이글루스라서, 그쪽으로 옮길까, 아니면 보다 정보친화적이고 방대한 네이버 블로그로 옮길까 하는 계획이 계속 머릿 속을 멤돌았던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그런데 아마도 실행에 옮기지 않은 것은, 역시 귀찮아서였던 것 같습니다-_- 지금 페이퍼로 올려져 있는 게시물이 얼추 386개 정도 되고, 리뷰는 83개니 게시물수 도합 469개. 퍼온 글을 제외한다 해도 제법 되는 양이군요. 지금에 와서 불안한 건 알라딘이 갑자기 망해버리기라도 하면 이거 참 난감하겠다는 생각입니다.... 만, 윈도우 에러로 그런 일을 하도 많이 겪은지라, 의외로 잘 참아낼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_- 그리고 서재라는 저 이름이 맘에 든다.... 이것 또한 알라딘을 못 뜨는 이유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순전히 핑계로밖에 안 보이지만은-_- 알라딘 블로그 고유의 상호일까요? 아무튼 저 서재라는 느낌이 너무도 맘에 든다는 걸 뺄 수는 없을 것 같군요. 정작 제 서재.... 라고 이름 붙이기도 뭐한 책상 위는 전쟁터처럼 난잡합니다만.

물론 가끔씩 떨어지는 마이리뷰 적립금 콩고물 또한 놓치기가 힘들구요.... 그래도 요즘은 책보단 밥을 달라 주의긴 합니다-_-

그런데 요즘은 리뷰를 작성한다는 것에 일정한 한계를 느끼고 있는 즈음입니다. 특히 작성된 문장을 보다보면 이거, 매너리즘이 느껴집니다. 그렇지 않으려고 많이 노력하고 있습니다만, 일단 제 자신이 거기서 위기감을 느끼고 있으니까요. 이것은 리뷰뿐 아니라 창작물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확실히 터닝포인트가 필요한 시점이랄까요. 제자신이 재밌어 하는 글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은 여전하지만 그것에 충실하지 못하다는 게 이 불안의 근원인 듯 하군요. 아무튼, 파계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이 글을 공손체로 쓰는 이유도 그런 이유 중 하나입니다. 앞으론 마구 뒤섞어서 쓸까하고 생각중입니다.

일전에 얘기했던 것처럼 서브 블로그를 하나 만들까 생각은 하고 있습니다만 여기에 글 올리는 것도 빡쎄 하는 제가 과연 다른 블로그를 만들어 제대로 운용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_- 뭐 블로그는 아니지만 상상마당쪽에선 좀 적극적으로 놀아볼까 생각중입니다. 전혀 신경 안 쓰고 있었는데 문화상품권 만원 짜리를 준다고 해서 조금 감동 받은지라-_- 그쪽엔 창작품을 올릴 생각인데, 솔직히 올라갈 수나 있을지 모르겠군요.... 으흐으흐-_-

그리고 [블리치] 18권. 마치 기념이라도 하듯 오늘 봤습니다. 드디어 그녀가 표지입니다! 소이'퐁'이라고 부르는 게 싫어서 계속 '폰'이라고 불렀습니다만, 현실은 가혹하군요. 정작 저 소이퐁이란 캐릭터는, 뭐 이거 일종의 스포일러긴 합니다만 아주 스테레오 타입의 캐릭터입니다. 요루이치랑 싸우는 이유란 것도 결국은 백합이라는....-_- 뭐 그런 겁니다. 그런데다 출연도 적고 비중이 확실히 덜하죠. 그런데도 이 마이너 캐릭터에 애정이 가는 것은 뭐 마이너이기 때문이기도 하거니와 역시 흑발에 단발이라는 저의 개인적 선호 때문.... 이라고 봐야겠습니다-_- 그리고 뭐 노출도도 높구요.... 요루이치랑 구르고 던지는 백합물 동인지를 만들면 재밌겠는데 말야.... 더군다나 무기가 가운데 손가락! 의미심장하지 않습니까!

 

아아.... 터닝포인트-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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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dan 2005-11-23 0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랫만에 보는 '공손체'네요. 저 만화를 본 적 없어서 그 무기가 의미심장한지는 잘 모르겠어요. !까지 찍으셨는데.

Fox in the snow 2005-11-23 08: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적응안돼요. 존댓말..ㅋ..그리고 매너리즘 운운하시니..심히 불안합니다.훌쩍 떠버리실까봐(그래도 블로그는 알려 주실꺼죠?)

hallonin 2005-11-23 2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블리치란 만화 자체는 썩 추천할 수가 없는 게.... 이게 완전히 날림 설정에 개폼만 디리따 잡는 먼치킨 에스컬레이터 구조의 만화거든요-_- 다만 저 작가의 그림 스타일을 좀비 파우더 때부터 좋아했던지라.... 뭐 가운데 손가락이란 게 중요한 거죠 요는-_- 흐.... 그리고 떠나는 일이 있으면 가는 곳을 적어놔야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