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 브이 복원 기사
http://news.naver.com/news/read.php?mode=LSD&office_id=001&article_id=0001102789§ion_id=106&menu_id=106
태권 브이 표절 관련 기사(기자의 무지 다소 첨부)
http://kuki1.stoo.com/news/html/000/405/798.html
표절 관련 김청기 감독 인터뷰
http://kuki1.stoo.com/news/html/000/405/825.html
이번에 부산영화제에서 공개하기 위해 [태권브이]를 복원했다는 소릴 듣고, 착잡한 마음이 들었다. 난 어렸을 때도 [태권 브이]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 축이었는데 아마도 그때, 태권브이하고 마징가를 제대로 구분하지 못했던 경험 때문인 거 같다-_- 지금에 와서 [태권 브이]가 이렇게까지 광적인 조명을 받는 것은 분명히 내셔널리즘에 의한 것이라.... 그것은 표절과 관련하여 피할 수 없는 사항들에도 불구하고 [태권브이]를 놓을 수 없는 우리의 과거 문화현실이 지녔던 취약성과 그런 무리마저도 감수하려 하는 민족주의적 맹목성에 대한 반증이기도 할 것이다. 그래서 태권브이가 독도를 지켜주는 3D 애니를 보고선 할말이 생각이 안 날 정도였고. 일본애들 입장에선 사랑과 정의의 이름으로 독도를 지키는 세일러문이 생각나지 않았을려나....
변하지 않았다. 지금도 투니버스를 틀면 일본산 개귀신과 함께 칼활놀이를 하며 뛰어다니는 '가영이'가 있다.
김청기가 밝히고 있는 것처럼 [태권브이]의 모티브는 [마징가제트]에서였다. 차별화를 노려서 이순신 장군 동상에서 얻은 모티브로의 이미지 전환을 꾀했다고 하지만 그런 동기조차도 나가이 고가 일본무사를 모티브로 마징가를 만들어낸 발상하고 오버랩되고.... 캐릭터들 다수 또한 [건담]이니 [마징가]이니에서 이것저것 빼온 거고.... 나중에 김청기께서 만드신 [스페이스 간담 브이]나 [우뢰매] 같은 걸 보면, 표절이라니 아쉽네용~ 요렇게 뻔뻔스럽게 말할 자격이 되는 양반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미 [태권브이] 코믹판을 그렸던 김형배작가가 태권브이의 표절성에 대해서 고백하고 괴로워했었다는 일화를 기억하면 더욱 그렇다. 뭐, 금전적인 사정 때문인지 그 분도 개나소나에서 [태권브이] 만화책을 복간하긴 했지만.
스페이스 간담 브이. 그야말로 표절의 총합 같은 애니메이션으로 나중에 진실을 알았을 때, 감독이 일본애니메이션의 역사를 정리하려고 만든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서글픈 것은 내가 이 애니메이션의 사운드트랙도 사서 매일매일 들으면서 좋아했었다는 사실....
물론 거대로봇물이란 것은 각 민족들의 신화 속에서 으례 등장하는 거인족 이미지를 연상케 만드는, 국가 이데올로기나 민족주의라는 모티브를 가지면서도 각 국가와 민족별로 자체적 해석과 수용이 가능한 신화원형적인 소재에 가깝다. 하지만 태권브이에선 저 겹쳐지는 발상적인 측면에서의 오버랩들과 표절된 이미지들, 김청기의 전적, 그리고 거대로봇물이라는 상업주의와 태권도보급용 새마을운동이라는 선전요소의 결합이라는 인상이 지워지지 않고 있다. 태권도의 과거에 가라데의 유산과 군사정권의 적극적인 보급운동이라는 어둠이 깔려있는 건 이미 세상에 밝혀진 바다. 그런 면에서 태권브이는 비록 메카닉 표절이란 점에서 비슷한 혐의를 갖고 있지만 나름의 독창성을 충실하게 파고들었던 [로보트킹]의 미덕을 못 이긴다는 점에서도 영 애착이 안 간다....
뭐 청기 아저씨가 한 대사들에 자극받아서 주절주절거리긴 했는데.... 어쩌면 이번 부산에서 [태권브이]를 보게되는 건 우리의 어두웠던 지난 날의 문화현실과 맞서야 하는 경험이 될지도 모른다. 그래서 여전히 착잡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