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ttp://music.bugs.co.kr/Info/album.asp?cat=Base&menu=m&Album=6349
[인어공주]로 시작된 월트디즈니의 90년대 극장판 셀애니메이션의 르네상스기에서 내 기억 속에 분명히 박혀있는 것은 바로 [알라딘]이다. 무엇보다도 롯데월드시네마에서 맨 앞자리에 앉아서 보느라 목이 뻐근했던 탓도 있긴 하지만-_- 알라딘이 나에게 경이로웠던 것은 그때 이미 질려있었던 일요일 아침의 디즈니 애니나 저녁 시간대에 틀어주던 히어로물 위주의 미국산 애니들의 정적이고 따분한 이야기 전개에선 상상할 수 없었던 놀라울 정도의 역동성을 통한 액티브한 쾌감과 센스있는 유머, 보편적인 기승전결 권선징악의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빨려들어갈 수밖에 없는 전개의 흡입력 덕이었다.
그 한가운데에 로빈 윌리암스가 있었다. 마약 스캔들과 [후크]의 실패에서 벗어나 재기를 노리던 이 연기파 배우는 후에 개봉하는 [미세스 다웃파이어]와 더불어 [알라딘]에서의 지니역을 통해 쌍끌이 성공에 안착한다. 지니라는 캐릭터는 기존의 디즈니 애니에선 쉽게 보기 힘든 캐릭터였다. 물론 본격적으로 뮤지컬 양식을 흡수하여 제작하기 시작한 [인어공주]의 그... 가재와-_- [미녀와 야수]에서의 양초집사와 같은 감초 조연 캐릭터의 확장판이라고도 볼 수 있겠지만 지니는 그네들처럼 단순히 가끔씩 튀어나와 긴장을 없애주는 역할만을 한 것이 아니라 이야기를 이끌어가고 휘둘렀으며 가장 중요한 키-소원을 들어주는-를 가진 진짜 주인공이었다. 도둑 출신 왕자와 말괄량이 공주라는 다소 상투적인 설정의 두 주인공이 이 매력적인 퍼런색 거인에게 밀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또한 헐리웃 외신기자협회가 특별상을 주기에 마땅했던 로빈 윌리암스의 완벽에 가까운 목소리 연기는 성우라는 직업에 대한 관심을 불러 일으키기도 했다..... 그래서 [미세스 다웃파이어]도 극장에서 본 건지도 모르겠지만-_- 덕분에 한동안 나는 로빈 윌리암스의 팬이었다.
팀 라이스와 알란 멘켄 콤비의 황금시대 중 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 [알라딘] 사운드트랙은 무난하게 훌륭하고, 즐겁다. 물론 내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는 반짝거리는 금빛 아카데미 주제가상을 타 간 'a whole new world'가 아니라 로빈 윌리암스가 부른 두 트랙이다.
PS : 알라딘에서 알라딘이 품절이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