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골탈태
[파이널 판타지] 극장판으로 리얼리틱한 3D 애니메이션의 기치를 세웠지만 결국 맥심 좋은 일만 시켜주고(뭐 아키란 캐릭터, 맥심 표지인물 정도의 가치는 충분했다) 회사도 에닉스에게 넘어가는 비극을 겪어야했던 스퀘어의 제작진이 아직도 그 아름다운 꿈을 못 버렸는지 이번엔 PSP포맷으로 3D 애니메이션 [파이널 판타지7 advent children]을 들고 나왔다. [패러사이트 이브]에서부터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에 쓰이기 시작한 시네마틱RPG라는 장르조어의 시발점이자 플레이스테이션이 가진 특화된 3D기능의 찬란한 발현이었던 [파이널 판타지7]을 기초로 해서, 그 결말로부터 2년 후의 세계를 그리고 있는 이 이야기의 감독은 노무라 테츠야. [파이널 판타지7]에서부터 스퀘어의 대작RPG게임들의 캐릭터 디자인을 도맡아했던 양반으로 감독 공부를 한다더니 그 결과가 이렇게 드러난 듯.


유난히 돋보이는 바스트로 수많은 이들에게 아름다운 망상을 꾸게 만들었던 티파도 돌아왔다. 다만 그 의상이 놀라울 정도로 정숙하게 변했다는 것이 많은 이들에게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는 듯.

보스 캐릭터인 카도즈. 헤어스탈이나 하는 짓이 꼭 문모군의 라이브 동영상을 보는 듯 해서 자연스럽게 악역임을 직감할 수 있었다.
나날이 발전하는 CG기술의 현주소를 자랑스러이 보여주려는 듯, 단 40명의 스탭만으로 만들어진 애니메이션은 노무라 테츠야의 디자인을 그대로 옮긴 것처럼 정교하게 구성된 꽃돌이 꽃순이들이 폭풍처럼 튀어나오고 있으며 CG만이 가능한 속도감과 아크로바틱한 영상들을 줄기차게 쏟아내고 있다. 다만 스토리의 허약함은 그렇다 치더라도(어차피 팬서비스에 가까운 것일지니) 3D 애니메이션의 고질적인 문제점인 인물들의 움직임에 있어서의 무게감 증발이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는 점과 플래쉬백의 지나친 남발, 다소 길게 느껴지는 액션씬에서의 슬로우-패스트 모션의 과잉 사용과 잦은 클로즈업으로 인한 번잡함과 빈한함을 없애기가 힘들다. 거의 공중부양 상태에서 싸워대는 인물들로 인해 무게감의 거세는 의도적인 것으로 느껴지기도 하는데 결론적으로 얘기하자면 그런 의도가 1시간 30분이라는 짧지 않은 재생시간을 가진 이 애니메이션의 무게감도 떨어뜨려줬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