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책이 보는 이로 하여금 좌절감을 느끼게 만드는 경우는 흔치 않다. 매혹되거나 저주하거나, 그저 그렇다고 생각될 때라도 선택할 수 있는 길은 떠들거나 욕하거나의 두 종류가 다수를 이루는 중에, 책의 내용이 보여주는 웅혼한 스케일에 자신도 모르게 무릎을 꿇고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무력감에 젖게 되는 건 어쩌면 인간이 진화하면서 지성의 영역과 융합시킨 위험에 대한 동물적 본능에 의한 것이 아닐까. 그리고 그런 좌절감은 문제의 저작에 대한 찬탄, 그에 대한 평이 도저히 책의 위엄을 뛰어넘을 수 없다고 생각될 때 불러오게 되는, 리뷰어로선 악몽에 가까운 경험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오늘, 나는 이 한권의 책에서 그 통렬한 좌절감을 맛봐야했다.

근래에 본 책들 중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는 엄청난 쾌감을 선사해준 이 책의 명성이야 일전에 출판 즈음, 한겨레신문 1면에 광고가 실려서 편집부로 독자들의 항의가 날아들었던 언론사고(?)로도 유명하거니와 이후 저자인 허경영의 눈부신 행보로 인해 그 아우라는 더욱 증폭되어 있었던 터, 나로선 그런 자질구레한 주변의 담화들에 대한 충분한 면역을 갖고 이 책을 접했음에도 현 민주공화당 총재이자 유교. 기독교, 불교를 두루 섭렵하시고 19살에 국가수반의 정책보좌역이 되어 10년 동안 국가사업의 거의 모든 일에 관여했으며 이후 20년 동안의 국내외 동향과 세계역사의 흐름을 예언한 이 사나이, 허경영의 기백과 카리스마는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었다. 책앞뒤도 모자라서 서문 후문 에필로그 첨삭자료에 이르기까지 당최 가리지 않고 이어지는 허총재에 대한 열렬한 지지의 글들과 10여년간 대한민국을 주물렀던 특유의 예언력을 바탕으로 자신있게 설파하는 파격이란 단어외엔 설명이 불가능한 정책공약들, 그리고 책내용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허총재와 박정희와의 관상대화(허총재는 인물들의 관상만 보고도 20년전후의 운명을 정확하게 예측하고 박정희에게 진언을 한다. 줄기차게.)는 과연 허총재야말로 대통령이 되면 나라를 뒤엎어버릴 유일무이한 인물이란 걸 확신시켜주는데 거리낌이 없다. 더군다나 이 책에서 공개되는 역사속 비화와 허총재의 포부는 상상력의 한계치와 숫자감각의 무뎌짐을 동시에 체감케 해줌이라, 역시 명불허전.
공화당 홈페이지
http://www.gongwhadang.or.kr/main.asp
1. 일전의 딴지이너뷰에선 허총재가 저서에서 누차 얘기한 소련내 핵기지 건설계획에 대한 무지도 드러내거니와 이후 대선에서의 지지율을 미리 예견하시는 허총재의 혜안에 감탄을 하는데 이 저서를 보면 처음부터 끝까지 (편광현미경 뺨치는 정확한) 예언만 하는 것이 직업이 되있는 허총재에게 그까짓 일은 한가히 노니는 하루살이 운명 앞당기기보다도 쉬운 일임이 드러나니 당시 딴지편집장 김도균은 이 거인의 저서를 제대로 통독하지 않고 이너뷰에 임하는 무례를 범한 것은 아닐까 하는 가벼운 의구심을 떨칠 수 없는 바이다.
2. 홈페이지에 따르면 허총재의 역사적 저서인 본 [무궁화꼿은 지지 않았다]가 허총재의 이상에 감동한 일본의 모 교포재벌에 의해 일어와 중국어로도 발간되어 일본에서 3000만부, 중국에서 5000만부 판매 목표를 추진중이며 일본과 중국에서 동시에 한류열풍을 일으킬 계획에 있다고 한다.
3. 국내 1250만부 판매에 도전한 이 거대한 스케일의 저작이 가진 비범함과 귀중함을 알아챈 허총재의 은밀한 지지자들 덕인지 어디서도 구하기 힘들었던 이 책을 도서관 책 바꿔가기 장터에서 구할 수 있었다. 실로 천운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