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nhncorp.이 분당으로 옮겨짐에 따라 그동네에서 일을 하게 됐다. 오랜만에 맡아보는 지하철 분당선의 괴이쩍은 냄새가 반가웁다....기 보다는 싫다. 이 냄새. 분당선 지하철 안에서만 맡을 수 있는 눌은 냄새.
계획도시다운 삭막함 속에 샐러리맨에게 더없이 친절하고 기능집중적으로 만들어진 콘크리트 덩어리들의 모습은 여전했다. 아침부터 푹푹 찌는 날씨 속에서 아직도 지어지고 있는 고층거울벽 빌딩들과 막 공사를 마치고 옷을 갈아입고 있는 인부들의 거무스름한 기름에 절은 뺨 위로 줄줄 흘러내리는 땀방울이 부담스럽다. 콘크리트 건물 바로 앞으로 지나가는 고속도로와 아직 채 부수지 못한 야트막한 언덕 같은 산 하나. 반대편으론 꽉 찬 아파트 단지와 단조로운 디자인을 요란스러운 네온으로 채운 간판들로 주렁주렁 장식된 대형건물들.
키리코의 대낮 같은 시간에 공포와 불안이 가능하다면, 바로 이런 곳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