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코믹 빔 2004년 9월호에 부록으로 들어갔던 단편. 빅토리아 시대에 대한 엄청난 집착으로 완성되가고 있는 [엠마]를 기억하고 있는 나로선, 이 [스미레노하나]가 [엠마]와 같은 작가가 그린 것이란 사실이 신기했다. 물론 그것은 작가의 애정이 더없이 발현되어 오직 메이드가 안경을 벗는 장면을 묘사하기 위하여 수페이지를 써버리는 [엠마]에서의 놀라운 정열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도 그랬지만, 내가 아는 모리 카오루라는 작가의 스타일은 이보다는 차분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적어도 모리 카오루라는 작가의 틀에 비춰서면 [스미레노하나]는 낯선 작품이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 연출은 또, 어디선가 많이 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스토리를 맡은 이의 이름이 낯설기도 하고 익숙하기도 해서 누군가 했었는데 콘티를 보니 비로소 분명한 감이 왔다. 퉁명스러운 유머를 구사해내게 만드는 화면의 구도와 연출, 상승기류인 아이와 하강기류인 아이의 대립각, 갑작스러운 감정의 폭발과 함께 보여지는 운동성(자전거, 혹은 달리기), 무엇보다도 소녀들의 성장통.

저 [소년소녀]의 작가인 후쿠시마 사토시였다.

[소년소녀]의 한 에피소드를 모리 카오루가 그린 것이라고 봐도 좋을 정도. 그림에서 보여지는 묘하게 디테일한 감각은 역시 [엠마]의 내공이 쌓인 덕이려나....

 

1. 원제가 가지는 중의성 때문에 어떻게 잡아야할지 계속 고민하게 되는데, 왜냐면 주인공 중 한명의 이름이 스미레인 것. 스미레는 제비꽃이라는 뜻. 결국은 그냥 독음을 푸는 걸로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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