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테라의 [far beyond driven]에 미쳐있을 즈음에 튀어나온 뉴올리언즈 지방밴드들(...pantera, crowbar, corison of conformity, eyehategod-_-)의 친목모임이었던 down의 1집, [NOLA}의 한국반은 저런 고상한 표지가 아니라 가시관을 쓴 예수가 담배를 물고 있는 초상을 쟈켓표지에 떡하니 박아놓아 아직 자신이 지옥에 간다는 사실을 당당하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던 나에게 있어서 구입을 한참동안 머뭇거리게 만들었던 앨범이었다. 더군다나 블랙사바스를 따르는 음악적 지향성을 갖고 만들어냈다는 앨범의 전반적인 스타일은 순전히 판테라풍의 신나는 달리기만 생각하고 구매를 선택한 나의 예상과는 달리 앨범 내에서 기타와 베이스를 맡은 crowbar의 두 멤버가 만들어내는 자장 덕에 너무 무겁고 어두웠다. 아마도 청소년 시절의 개인적 신성모독의 장을 유감없이 열어제끼게 만든 계기를 마련했던 이 앨범은 그 당시의 나와는 상이한 취향 탓에 오랫동안 오해된 앨범들과 함께 구석진 박스 속에서 쳐박혀 있어야 했다.

뭐 펄잼이나 MD.45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이 앨범이 나에게 가지는 의미가 복권된 것은 꽤 먼 훗날의 일이었다. 애절한 샤우팅과 일렉기타의 둔중함으로 채색된 강철 무지개가 귓속을 부드럽게 파고들어오는 경험은 짜릿한 것이다. 헤비메틀의 원류를 향해 묵묵하게 파고들어간 이 앨범은 바로 그런 쾌감을 안겨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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