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에 만들어진 극장판 애니메이션을 보게됐는데.... 이렇게 피튀기는 만화인 줄은 몰랐다-_- 음모-살인-음모-살인의 라인이 폭주기관차처럼 펼쳐졌.... 였으면 좋았겠으나. 꽤 과격한 편인 스토리와는 상반되게 연출적인 측면에서 이 작품은 대단히 금욕적이다. 일단 성우들의 연기만 봐도 전반적인 프랑스 오락영화들에서 볼 수 있었던 배우들의 그 요란스러운 오버액션은 커녕 가장 감정적으로 격렬해야 하는 순간조차 차분하고 평평한 톤을 계속 유지.... 작화 속의 인물들은 어지간한 포커페이스.... 액션씬이나 폭발하는 감정의 소용돌이씬이나 위기상황이나 일반적인 대화가 이뤄지는 씬이나 모조리 별 차이가 없을만치로 올곧게 정적이거나 거리두기로 연출되어 있고....

그런데다 캐릭터들의 행동이 각 캐릭터들의 위치나 상황과는 여러 모로 거리감을 보인다. 중국인, 러시아인, 미국인 가리지않고 죄다들 프랑스말을 그토록 능숙하게 구사한다는 게 감상에 영향을 줬다손 치더라도 여기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하나같이 지나칠 정도로 은유를 좋아하고 예절에 익숙하며 납득할만 한 플롯외의 범위에서 사람에 따라 차별적인 태도를 구사한다. 소위 프랑스적인 감수성이라고 불리는 게 존재한다면 바로 여기서 그 감수성이 모든 캐릭터와 상황전개에 덧씌워졌다고 봐도 좋을 정도. 상당한 함량의 역사적 지식과 배경이 동원된데다 그런 설정 하에서 인물들이 펼쳐보이는 맛깔난 페이소스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론 상당히 심심했다....

아마 이게 원전이 아닐려나....

어언 반세기가 훌쩍 지났음에도 강력한 후까시 포스를 내뿜는 코르토 말테제의 존재가 그나마 위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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