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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사도 6 - 완결
우에시바 리이치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4년 5월
평점 :
절판
우에시바 리이치는 전작, 가면 속의 수수께끼에서부터 자신의 취향이 전세계에 걸친 신화와 종교에 뿌리를 내리고 있음을 천명했다. 그래서 그의 작품은 온갖가지 신화적 상징들로 가득차 있고 그 아이콘들이 가리키고 있는 메타포들의 연쇄 반응이 일으키는 쾌감도 즐거운 수준의 것들이었다. 또한 그 의도는 자신의 독자층을 일반 독자들과 확연히 나누는 구분의 방법론이기도 했다.
꿈의 사도에서 그의 잡다한 취향은 작화로나 이야기에 있어서나 보다 정교해져서 드러난다. 그런데 이 꿈의 사도가 독특한 것은 작가가 자신의 방대한 취향 속에 한가 지 더, 일본 대중 문화의 키치적 아이콘들을 섞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꿈의 사도는 스토리적 측면은 이야기의 원형인 신화적 은유들로 가득한 반면 그것을 작화적으로 표현하는 것은 무녀 전대가 구사하는 작가 개인의 취향이 다분한 잡동사니들의 전례라는 것이다. 잠깐 들여다봐도 알겠지만 꿈의 사도의 구석구석에서 발견할 수 있는 소위 오타쿠 취향의 키치 아이콘들은 거의 숨은 그림 찾기에 필적하는 즐거움을 준다. 여기선 울트라맨과 가면 라이더와 네로 선장과 자이언트 로보를 동시에 발견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히 오타쿠 아이콘 사전이라 불러도 좋을 정도이다.
전작인 가면 속의 수수께끼는 신화적 은유들에 너무 집중한 나머지 이야기 자체의 재미, 플룻의 즐거움은 상대적으로 소홀하지 않았느냐 하는 지적이 있었다. 그러나 로리타 컴플렉스로 가득 채워진 전대물인 이 꿈의 사도는 정말 화끈한 재미를 추구한다. 사건이 있고 그 뒤엔 신화적-신비주의적으로 비비 꼬인 설정이 기다리고 있으며 그것을 해결하는 정의의 사도들이 존재하고 그 와중에서 액션과 노출은 원없이 넘쳐난다. 작가는 진정 매니악한 오락물을 만들어내길 바랬던 것이고 그 의도는 거의 맞아 떨어졌다. 카니발리즘과 근친상간의 제의들이 미성숙한 여자 아이의 몸뚱아리를 제물로 펼쳐지는 전대물의 활극 속에서 현현하게 만들 수 있는 것은 그 광경이 주는 황망함과 경이감, 혹은 경멸감에도 불구하고 우에시바 리이치라는 작가에게서나 가능한 일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