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주류 역사
마이클 파렌티 지음, 김혜선 옮김 / 도서출판 녹두 / 200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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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도전적인 비주류의 역사는 (주로 기원후 서구 역사와 미국의 역사에 기초하여)우리가 역사라고 부르면서 배우는 것들이 얼마나 엉망진창으로 쓰여져왔는지를 사건과 인물에 대한 풍부한 증거들을 들어 노골적으로 폭로한다. 기독교, 남성성, 보수 우익의 눈으로 그려져 온 세계는 수많은 영웅들과 인간이 이룬 성공적인 업적으로 가득하다. 왜냐하면 그것을 쓴 이가 바로 소위 '승리자'라는 지위에 올라있는 이들이기 때문이다. 가질 수 있는 것을 다 가진 이들이 바라보는 세상은 결국 행복한 것이고 그렇게 되기까지 자신이 한 일에 대해서 도덕적 정당성을 물을 필요도 없는 것이다. 그러나 저자의 눈에 그들은 절대 승리자가 아니다. 그들은 수많은 피지배 계급의 피를 뿌리면서 그 자리를 차지한 착취자일 뿐이다.

일단 착취자의 자리를 차지하게 된 이들은 자신들의 계급을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해 조직적으로 기억과 기록의 조작에 나선다. 그들은 정보를 만들어낼 수 있는 기회를 장악하고 자신들이 의도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 쓸 수 있는 수단을 다 동원하여 모순되지만 겉보기로는 체계적인 과거를 구축한다. 이것은 단순히 미국과 서구의 특정 지역에만 국한되는 일이 아니다. 그것은 모든 세계에서 일어날 수 있는 절대 정당할 수 없지만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다.

우리가 보아온 (주류)역사라는 놈은 시간에 따라 차곡차곡 쌓여가면서 지배 계급의 논리를 교묘하게 정당화시켜주는 도구 역할을 충실하게 이행했다. 그렇기 때문에 역사는 순순히 받아들여서는 안된다. 거기엔 정보에 대한 비판과 공정한 증거의 수집, 그리고 그 기록의 보관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지나간 시간에 대한 우리의 단순한 인식이야말로 지금의 '역사'를 만든 이들이 무엇보다도 바가 아니겠는가. 따라서 역사라는 것은 그 기록이라는 행위 자체가 싸움의 장이 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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