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께끼의 기사 가일스 밀턴 시리즈 4
가일스 밀턴 지음, 이영찬 옮김 / 생각의나무 / 2003년 7월
평점 :
절판


저자의 다른 저서들을 미루어 생각해 보자면 저자의 역사관에 대해 흥미롭고도 의심스런 추측을 가능케 하는 선택이라 할 수 있는, 존 맨드빌이라는 이름으로 중세 유럽인들이 가지고 있던 유럽 밖 다른 세상에 대한 환상과 왜곡을 형성케 하는데 지대한 공헌을 한 영국 기사에 대한 진실을 파헤치려는 저자는 그가 걸었던 길을 그대로 밟는 모험을 시도한다. 그것은 역사의 체현, 진실의 확보, 생생한 육담의 기록이란 측면에선 분명 미덕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에세이와 사가로서의 의무가 뒤섞인 글은 무척이나 산만하다. 마치 맨드빌이 쓴 '여행기'가 가지는 확인 가능한 진실과 확인 불가능한 거짓의 동거가 주는 혼돈처럼 말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저자가 잡아내려고 하는 맨드빌의 그 문제 많은 책과 결과적으로는 흡사한 모양을 보이게 된다. 소재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흥미로웠어야 할 이야기가 끝이 날 때까지 계속 제자리에서 빙빙 돌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는 건 안타까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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