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뭐.... 작년에 숭례문 박살난 건 별로 충격은 아녔는데, 그게 돌아보고 나니까 한해의 프롤로그였던 거 같아요. 이명박 시대의 운명의 여신은 문학적 미덕이란 걸 기분 나쁠 정도로 잘 아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올해는 아예 인신공양까지 하게 만드네요.
경찰특공대 투입은 뭐 조기진압을 위해 어쩌구 라는 식으로 쭝얼거리고들 있는 모양인데 일단 이번 진압의 방향성 자체가 제가 알고 있는 전경이나 의경들 시위 진압의 방향성하고 많이 다르고, 굳이 테러리스트를 때려잡는 경찰특공대를 투입해서 조기진압을 반드시 해야 할 피치못할 이유가 있었는가 생각하면 별로 그런 것도 없어보여서 추측컨대 경찰측 희생자를 일부러 만들어서 여론악화시 땜질하는 방패막이로 쓸려고 한 게 아닌가도 싶습니다. 말하자면 현장에 있었던 이들 모두가 토끼사냥질에 걸려있었던 게 아닌가.
그러나 경찰청장 취임 축하용 자위성+충성 이벤트치곤 결과가 너무 심하군요. 설마하니 이런 결과가 나오리라고 예상은 못했겠지만, 못했으니까 멍청한 거고 멍청한 것에 대해선 책임을 져야겠죠. 알고 있었다면 그것대로 막장이고. 이미 오전에는 언론사에 대한 현장 진입 통제가 있었고 지금 현장에선 사망자들과 사망자들의 가족들이 접촉을 금지당한 채로 시신들이 사라지고 있다는 얘기도 들려오고 있고. 그러니 자연히 단순화상으로 죽은 건 아니라는 얘기도 있을 수밖에 없고요. 정확한 건 시간이 해결해주겠지만 변조된 시간은 돌아오지 않기도 하는 법이니.
지금은 모든 메뉴가 폐쇄됐지만 아침에는 그래도 김석기 청장 미니홈피가 살아있어서 한 번 들어가봤는데 일촌 한마디에 쓰여있는 김석기 청장 따님의 귀여운 한마디와 방명록에 빼곡히 적힌 수많은 쪽쪽 빨아주는 글들, 그리고 이슈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느즈막히 올라와있던 얼렁 책임지고 자리에서 꺼지라는 몇개의 글을 보면서 역시 어른의 세계를 느꼈습니다. 시대는 이렇게 흘러가고 있는데 작가들은 뭐하고 자빠졌나 하는 생각도 잠시 들고요. 나는 또 뭐하고 자빠졌나 싶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