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선가 조르디 사발이란 이름은 큐마크나 케이에스마크와 비슷한 정도의 상징이 된 것 같다고 말한 걸 본 적이 있다. 동의한다. 사업가적인 측면에서 봐도 영감님 수완이 상당해보이는 게, 가족경영을 통한 부담 최소화로 알리아 복스를 꾸려나가면서 소유욕을 자극하는 쌔끈한 디자인, 부클릿과 함께 나올 때마다 뭔 상이란 상은 다 먹으면서 네임밸류를 높이고 있으니. 앨범 내면 타이틀 하나당 한 3만장 정도 팔린다고 하더만.  

암튼 알리아 복스 소속으로 가장 최근에 구한 게 이 앨범인데, 사발이란 이름에 에라토 레이블 딱지 달고 톤 쿠프만까지 붙었다. 이건 뭐 한마디로 지르라는 계시였는데 구하고 난 다음엔 바로 품절 표시가 떠서 아슬아슬한 보람도 컸다.... 사발과 쿠프만의 작업은 이게 처음은 아니고 1970년대에서부터 마레와 포르크래, 쿠페린 등등을 레파토리로 삼아서 이뤄진 바가 있고 같이 투어도 꾸준하게 했는데, 이 앨범은 뭔가 세일즈 영역에서 강력한 걸 탄생시켜볼려고 작정한 듯한 인상이 든다. 그리고 당연한 얘기지만 무지 좋다. 여기서 무엇보다도 놀라웠던 건 단 두개 악기의 조화만으로 만들어내는, 경탄할 수밖에 없을 부드럽고도 풍성한 음의 향연. 바흐가 의도한 감히 틈입하기 힘든 아름다운 구성미의 생생한 재현이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Ny 2008-12-26 05: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내놔..ㅠㅜ

hallonin 2008-12-26 2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 자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