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로 미티스는 러시아의 고음악 전문 클래식 레이블로 전 앨범을 SACD로 만들어내고 있다. 그중 알렉세이 우뜨낀이 지휘한 바흐의 오보에 작품집은 전부터 상당히 평판이 좋았던 것으로 궁금했던 앨범이었는데 SACD 포맷인 탓에 가격이 약한 편이 아녔던지라 구경만 하던 차, 마침 모처에서 할인행사를 하길래 구할 수 있었다.

이 시리즈가 3편까지 나온 걸로 보면 알겠지만 아직은 그 수가 얼마 안되는 카로 미티스의 카탈로그에서 주력으로 미는 앨범이란 걸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그걸 증명하는 것처럼, 쳄발로 협주곡으로 유명했던 곡을 최초의 오보에 협주곡 양식으로 되살려낸 이 연주가 주는 감흥은 근래에 손꼽히는 상쾌한 경험이었다고 말할 수 있겠다. 딱 부러지게 얘기하자면 청량함이랄까. 첫 곡인 '오보에 다모레 협주곡 BWV1055'에서 시작부터 치고 들어오는 인상도 좋았지만 무엇보다도 나를 즐겁게 만들었던 건 '오보에와 플루트, 바이올린을 위한 협주곡 BWV1064'의 알레그로 파트가 전해주는 시원스럽고도 맑은 감흥이었다.

그런데 프레싱 중에 발생한 문제인지 얕은 노이즈가 들어가 있는 게 들려서 반품하고 교환을 받기로 했는데, 품절 상태가 되버렸다. 아마도 국내에 다시 들어오기가 쉬울 거 같진 않다. 해서, 그렇게 떠나버리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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