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산 프로그래시브록이라면 일단 치를 떨고 보는 이들의 집단에 얼마 전에 편입된 나로선 그 혐오범위에서 (또한 많은 이들이 그렇듯) 거의 유일하게 예외로 두고 싶은 게 샤일록의 요 데뷔앨범이다. 정말이지 이 앨범의 1번 트랙은 대단하다. 끝내주게 멜로딕하면서도 기승전결 착실하게 완수해내고 그러면서도 제 하고 싶은 기교는 술술 풀어낸다. 킹 크림슨의 저 무뚝뚝한 거물 기타리스트의 질감과 비슷하다는 수많은 단평 촌평 빌려온 평들을 재확인시켜주면서도 그분만큼 어질어질한 영역으로 던져버려주지 않는다. 프랑스어가 안 나오는 프록이란 점에서도 점수 상승(인스트루멘틀).

그런데 문제는 나머지 트랙에서도 그만하거나 그와 비스무리한 만족감이 보장이 되느냐 하는 건데... 이 부분에선 확답을 못 내리겠다. 그래서 아직 못 사고 있는 거고.... 덜렁 한 트랙만 맘에 들어도 무조건 질러버리는 시절도 있었고, 여전히 소유욕을 자극하고 있긴 하지만 요새는 좀 자제해야겠다는 생각이라. LP판에 있던 세 곡에 더해서 추가되었다는 영화음악으로 쓰일려다가 말았다던 뒷부분 트랙들에 대한 확신이 서야 행동을 취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