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적으로나 외적으로나 요즘 분위기에 비춰선 전혀 안 어울리는 앨범이긴 한데 어째 근래에 마지막으로 진지하게 들은 앨범이라 기록해놔야 한다는 강박이 좀 있었음.

닭살 돋게 만들 정도로 행복찬란한 가사만큼이나 밝디 밝은 분위기의 포크송들로 꽉 채운 앨범으로 현악기, 관악기, 피아노까지 이것저것 편성을 다양하게 동원하는 걸로 봐서도 짐작 가능하겠지만 걸죽한 정통 포크라기보단 포크를 기반으로 한 풍성한 혼합 장르적 면모를 보여준다. 뭔가 농촌틱한 정서 속에서 투박하지만 예쁘장한 춤을 추는 듯한 전체적인 기조도 그렇거니와 마이클 디콘의 보컬 또한 부담을 주지 않는 경쾌함으로 충만하다. 모든 면에서 일정 수준 이상에 올라 있다는 건 인정 안 할 수가 없겠으나 수용자 입장에선 그 포크 정서와 마냥 라이트한 삘링에 대한 취향차가 좀 존재할 듯.

리버맨뮤직의 리마스터링 기술은 나날이 발전하는 모양인지 이 복각 앨범에서 추출되고 있는 음은 도저히 1970년대 것이라곤 느껴지지 않을 정도다. 판매제한량을 무려 600장이나 잡아놓은 걸 보면 나름 세일즈 기대작인지도. 뭐 밀크우드나 더 플로팅하우스밴드처럼 리버맨뮤직 레이블 산하의 달달한 밴드들 게 지금은 동난 상태인 걸 보면 이해가 가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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