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 [하악하악]은 어때요?

1 - 글쎄요. 이외수 건 이게 처음인데. 그냥 그림이 예뻐서 샀어요.

 

0 - [스타일] 재밌어요?

1 - 괜찮은데요. [섹스앤더시티] 보는 느낌이랄까.

0 - [섹스앤더시티] 좋아해요? 난 [프렌즈]는 재밌게 봤어도 그건 더럽게 재미없던데.

1 - 왜 [섹스앤더시티]가 재미가 없어요?

0 - 그러고보니 [스타일]은 세계문학상 수상작이네요. 인생역전했네요.

1 - 작가 예쁘지 않아요?

0 - 예뻐요?

1 - 안 예뻐요?

 

0 - [쿨하게 한걸음]은 어때요?

1 - 재미없어요.

0 - 그놈의 쿨 타령은 90년대 초반에 나왔던 건데. 하재봉도 쿨러븐지 쿨섹슨지 라는 거 하나 썼었고, 그땐 하도 지겹게들 쿨쿨 거려서 한동안 존나 촌스러운 표현의 모범일례로 자리잡혔었는데 어느 틈엔가 다시 쿨 노래들을 부르네요. 뉴욕 덕분인가. 어라 근데 이거 창비에서 상 준 거네.

1 - 그렇데요. 그런데 뭐, 별로네요.

 

0 - [쿵푸팬더]는 재밌었어요?

1 - 최고던데요.

0 - 최고예요?

1 - 그 재밌는 걸 아직도 안 봤어요? DVD 나오면 살 거예요.

0 - 그 왜, 쓰려는 소설은 상당히 개인의 내면에 침잠하고, 사소설적이잖아요? 그런데 좋아하는 것들은 뭐랄까, 트렌디하고 밝고 빠른 치기로 무장한 것들이네요. 어쩌면 그런 쪽 글에 더 자신이 맞지 않을까요?

1 - 글쎄요. 좋아하는 거랑 쓰려고 하는 거랑은 다르니까요. 좋아하긴 하지만 막상 자신이 하려고 하면 안되더라고요. '차마 그런 것까진', 하는 역반응이랄까.

0 - 관계를 깊게 들어가지 않으려고 하고 굳이 타인에 대해 이해하려 하지 않는 입장을 계속 유지하면서, 사람의 내면을 깊숙이 파고 들어가는 내용을 만들어낸다는 게 가능할까요?

1 - 깊게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상상할 수 있잖아요.

0 - 망상과도 비슷한 거군요.

1 - 어차피 파고 들어가면 다 별 게 아닌 거잖아요. 거기서 거기잖아요. 재미가 없어진다구요. 그래서 여백을 두고, 그 부분에 상상력의 힘이 동원되는 거죠.

0 - 모순이긴 한데, 그럭저럭 이는 맞는 모순이네요.

1 - 그건 그렇고 오늘 점심은 뭘로 하실 거예요?

0 - 바이더웨이에서 행사상품으로 파는 기능성 바랑 지하철에서 개당 오백원 주고 산 메이지 다크 초콜릿.

1 - 왜 그러고 사세요?

0 - 모르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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