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브랜드는 도저히 내 취향이 아니었고, 데니슨 위트머는 밀크티에다가 버터를 한 웅큼 떨어뜨린 것 같았다. 4월과 5월은 정말 기절초풍할 정도로 우울했다. 셋 다 세 트랙을 채 넘길 수가 없었다.

 

정말 엉뚱하게도, 모든 면에서 엉뚱하게도 오늘 나에게 위로를 준 앨범은 이 앨범이었다. 크리스마스라니.

가디너의 바흐는 공통적으로 무슨 인장이라도 박혀 있는 듯싶다. 항상 '이것은 가디너'라고 말하는 것 같은.

 

크리스마스라니.

 

 

소모에의 욕망으로서의 삶. 죽음과 동의어인 삶. 누군가는, 아무런 의미도 가지지 않고 죽음으로 걸어가고 있는 중이니. 멈추라, 멈출 수가 없음이니. 보라, 볼 수도 없음이니. 울어라, 그저 울고만 있어라. 그녀는 땅 속으로도 물 속으로도 불 속으로도 들어가지 않고 완전히 어디론가 사라져버린다. 부활따위도 안 한다. 남겨진 이들에게 불행하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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