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인원이 모이고 난 뒤의 무언가 명목이 붙은 첫번째 시위날. 그리고 어쩌면 정치색이 가장 강할 수도 있었던 날. 충돌의 화학작용을, 그리고 그 너머를 보고 싶어서 죽도록 같이 걸어서 마침내 KBS에 도착했을 땐 이미 수상쩍은 영감님들은 내일 아차산 등산이라도 계획되어 있는지 다들 사라진 뒤였음. 행렬은 줄었다 늘었다 줄었다 늘었다를 계속 반복하면서 이동했는데, 뭐 가장 그림이 좋았던 건 고가도로 이동씬이었음. 하여튼 도착해서는 지치기도 했겠다 공짜로 주는 녹차 홀짝거리면서 태어나서 처음으로 보이는 라디오 FM을 구경했는데 박정현 노래를 그럭저럭 잘 부르는 여자가수 한 명이 라디오 라이브를 하고 있더라.... 누군진 잘 모르겠고.

정력도 좋은 인간들은 그 다음엔 국회의사당 쪽으로 이동 시작. 대강 오늘의 할 일은 끝난 듯 해서 나는 이만 후퇴. 오늘은 질리게 걸었다는 거외엔 없었다.

이 모습이 외부에선 어떻게 비춰졌을지가 궁금했는데 딱히 네트에서의 무언가 특이사항은 안 보이고. 죙일 자잘하게 긴장감은 있었으나 어째 좌나 우나 다들 요리조리 잘도 피하고 다녔던 듯.

고엽제 관련 할아버지들이랑은 예전에 한겨레에서 알바할 때 공성전을 벌였던 경험이 있어서. 그땐 주차장 그 좁은 공간에서 차를 재주도 좋게 부숴서 뒤집어놓으시고, 편집부도 뚫고 들어올 뻔 했었는데, 가스통 가지고 노는 거야 뭐 일도 아니신 분들이라. 술을 좀 좋아하셔서 그렇지 나름 순수한 극우분들이셨던 걸로 기억. 뭐 그때나 지금이나 경찰분들이 그분들에겐 이상할 정도로 수수방관하고 있는 걸 보면 역시 국가유공자에 대한 예우라고 해야 할려나.

근데 백수 시절에, 그래도 먹고 살려고 이분들에게 세금 빼서 연금 넣어 주는 보훈처 서류 데이터화하는 일의 일말에 참여했었다는 건 역사와 월급의 아이러니.

아 그리고 주말에도 근무하네 니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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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8-06-14 1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말에도 근무하네 니미 2

hallonin 2008-06-14 18: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열량 낭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