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페 안토니오 브레시아넬로. 태생은 이탈리아 양반이지만 1715년에 뮌헨에 등장한 이후로 슈투트가르트 궁정에서 이것저것 정치적 알력에 휩싸이면서 남은 여생을 살았다. 그리 기록들이 남아 있지 않기도 하고(뮌헨에 모습을 드러내기 전까진 어떻게 살았는지 알려진 바가 없다) 어지간히 인기가 없는 양반인지 거의 정보도 없고 녹음도 없음. 그런데 남긴 곡들도 얼마 되지 않는 걸로 아는데, 유튜브 뒤지면 이 양반의 파르티타들을 연주한 게 제법 올라와 있는 걸 보면 내가 모르는 인기 좋은 세계가 있지 않나 싶음.

바젤 라 체트라 바로크 오케스트라에서 연주한 이 앨범에 수록된 곡들은 한결 같이 바로크 후기라는 시대가 쌓아 올린 단단한 구조 위에 아마도 작곡자 본연이 가지고 있었을 이탈리아적 기질, 비발디의 가장 강렬한 곡에서나 느낄 수 있을 법한 생동감으로 충만한 에너지가 거리낌 없이 넘쳐나고 있다. 팽팽하게 당겨진 가죽을 매만지는 느낌이랄까, 그렇지만 그 넘치는 탄력감 속에서도 화성적 풍부함을 절대로 놓치지 않는다. 이를 가리켜 실내악과 오케스트레이션의 어느 중간지점이라고도 설명되고 있는데 가히 맞는 말이다.

우연히 음악을 들은 이후로 반 년을 훌쩍 넘게 찾아다녔는데 얼마 전에 의외로 멀지 않은 데에서 구할 수 있었다. 어느 모로 보나 숨겨진 보석의 칭호를 얻기에 충분하다. 그것도 무척이나 강렬하게 빛나는. 나중에 알게 된 사족은 디아파종 별 다섯 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