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생을 클래식만 판 어떤 양반이 프록에 대해 한마디하길 '거 락도 아니고 클래식도 아니고 락으로 클래식 어설프게 하다가 만 거 아닌가. 듣기 힘들던데.' 뭐 다 무시해도 적어도 어지간히 내 귀에 들어오지 않던 요 앨범에 대해선 어느 정도 들어맞는 게 아닌가 싶었다. 뭔가 선율이 되는 둥 마는 둥한 느낌도 그렇고 거의 불협화음으로까지 느껴지는 구성에.... 뭐 암튼 당최 귀에 감기질 않는 거였음.

근데 문제는 내가 굴리고 있는 컴퓨터 스피커 탓이었다.

결론적으로 엄청 재미있는 앨범이다. 제대로 듣게 되니 뻔한 표현으로 안 들리던 소리들이 슝슝 들려오면서 앨범을 구성하고 있는 거의 교향악적인 가치가 느껴지기 시작함. 현악 오케스트레이션이 중심이 되는 클래시컬한 요소들과 락의 결합이 경계를 짓지 않고 물흐르듯 유기적으로 조직되어 더없이 즐겁게 펼쳐지는, 악흥으로 가득 찬 노래들을 짧은 러닝타임이지만 충분하고도 충실하게 제공해준다. 과연 70년대 이탈리안 프로그래시브락의 대표적 걸작이란 표현이 아깝지 않다고나 할까.

아 이거 뭐 기본적인 시스템이라도 있어야 말이지 원.... 하면서 재정붕괴 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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