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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체 표면 C급 시디들 속에서 민트급으로 골라내는데 성공. 익히 아는 사람이 많을 것도 같지만 허니패밀리의 전신인 그룹 허니입니다. 서태지가 4집 '컴백홈'으로 대박을 터뜨린 직후에 나온 갱스터랩 그룹이죠. 타이틀곡인 'X라는 아이'는 스타일이나 분위기가 '컴백홈'과 흡사해서 은근히 인지도가 높았으며 프러듀싱이 서태지였다느니 서태지가 작곡했다느니 하는 소문이 많았습니다. 후에 비가 속했었던 6인조 그룹 팬클럽에서 리메이크하기도 했었고. 개인적으론 O-24가 얘네들 스타일을 따라가길 바랬었는데 1집만 갱스터틱하다가 다음부턴 쌩아이돌 그룹이 되버려서 슬펐었다능.
비록 망했지만 여기에 참여한 면면들은 꽤 굵직한 편이었는데 철이와 미애의 미애, 서태지와 아이들 백댄서 출신 광범, 그리고 후에 허니패밀리가 되는 박명호가 멤버였고 작곡에 지누션의 션 노승환과 지금은 와이지에 있는 페리 등등 나름 현재 한국 힙합씬에서 알아주는 이들이 들어가 있습니다. 이 앨범에 투자한 양반인 최진열은 서태지와 아이들 매니저였다고 하고.
뭐 거물 스텝들이라지만 당시엔 그리 썩.... 그리고 뭐 갱스터랩이란 것도 국내에선 서태지에 의해 겨우 대중화된 정도였으니까. 그래서인지 돈 안 들인 아트웍의 촌스러움이 압권입니다. 그런데다 인쇄도 오류가 난 건지 페이지 가오 맞추려고 뺀 건지, 9번 트랙인 '너는 왜'의 가사가 없습니다.
곡을 들어보면 일단 미애는 처음부터 힙합에 적을 둔 게 아니라 테크노 댄스쪽을 파다가 이 앨범에서 처음 힙합을 시작한 가수여서, 뽕끼 섞인 테크노 댄스틱 목소리라고나 할까 영 어색한 목소리를 내는 트랙이 꽤 됩니다(특히 2번). 힙합 보컬이 아닌 트랙에서 더 위력을 발휘해준다고나 할까요. 광범이나 박명호 또한 남한 땅에선 접해 볼 수 없었던 엄청난 래핑.... 을 구사하는 건 당연히 아니고. 전체적으로 보컬들의 빈약함에 비교하자면 한국현, 페리, 션이 만져준 백뮤직의 퀄리티가 상당한 편입니다. 'X라는 아이'는 어째 보컬이나 백뮤직이나 동시에 잘 해준 편이지만. 앨범 전체적으로 가사는 청소년적인 성장통을 공통적으로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뭔가 앳띤 초창기 한국형 야매 갱스터랩다운 면모를 보이고 있습니다.
지식인을 보면 이 앨범에 서태지가 참여하긴 했는데 'X라는 아이'의 후렴구 랩메이킹을 도와줬었다는 네이버 지식인 정보(http://kin.naver.com/detail/detail.php?d1id=3&dir_id=30601&eid=/OMFzruCNlX2yrMq2sfnctVSBbNfnf4J&qb=x+O0zyBYtvO0wiC+xsDM)가 있습니다만, 다른 곳의 정보(http://blog.naver.com/taijihe?Redirect=Log&logNo=60003219753)를 보면 그보단 더 많은 부분에 손을 댔었던 것 같습니다. 어째 원곡보다 서태지쪽 랩핑이 더 좋다는 게 좀 비극적이네요.
듀스 3집을 22000원에 팔아대는 걸 보고 미래의 앨범 재테크의 달인이 될 자신을 상상하며 흥분해서 지른 건 아닙니다 절대로. 뭐 'X라는 아이' 시디 음원은 전부터 확보해두고 싶었고. 헤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