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들른 편의점에서 어떤 분이 생각나서, 충동적으로 내 몫까지 사게 된 시가. 미국산이란 걸 봐서도 알겠지만 한마디로 저가 시가. 하여, 태어나서 처음으로 팔자에 없을 거 같던 시가란 걸 피워보게 됐다.

 

음, 맘에 들었다.

 

전에도 뻐끔뻐끔 분위기 따라서 한두대 담배는 피우곤 했었지만 썩 즐기지도 않았거니와 어느 순간부터 완전히 끊어버린 건 담배가 주는 날카로운 맛 때문이었다. 피울 때 입안을 메우는 맛이나 내뿜는 연기나, 담배가 만들어내는 모든 부산물이 마치 면도날처럼 느껴졌다. 그런데 이건 달랐다. 주변을 풍성하게 메우는 연기, 부드러우면서 풍부한 느낌. 그런데 어째 리뷰들을 보니 쥬웰스 스위트는 하바탐파의 다른 종류 시가들에 비해서 쓰고 독한 편이라는 평이 전반적인데 난 뭐지 그럼-_-

 

하여튼 끽연이 즐겁게 느껴진 건 살아오면서 처음이었다. 시가 좀 피운다는 양반들은 쥬웰스엔 시가라는 이름 달기도 아깝다는 말도 있는데 아 내가 좋으면 그만이지. 언젠가 내 혓바닥도 신의 혀가 되서 대당 만원 훌쩍 넘기는 쿠바산 시가나 찾게 될지 모를 일이지만 일단 대당 1800원이면 그럭저럭.... 이 아니라 그래도 내 입장에선 상당히 무리-_- 그러나 뭐 매일마다 미친듯이 피울 것도 아니고 가끔씩 생각나면 피우는 정도면 괜찮을 듯. 한대 피우는 데만도 아주 배가 부를 정도로 피울 수 있으니. 조만간 스치다 보곤 했던 1호점 갈 일 생길지도.

 

살면서 좋아지는 게 너무 많아서 큰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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