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슬랜드 관광 사업에 혁혁한 일조를 더할 게 분명한 필름. 작년 12월 31일에 상상마당 주최로 틀어줬었다는데 그놈의 동네에선 야설 쓰다 거부 당해서 안 가고 있었건만 그런 신통한 이벤트도 벌이고 시발 결론은 극장서 못 봐서 억울하다능....

예전에 이 양반들의 [()] 앨범을 들었을 때 퍼뜩 떠오른 '천공속 느와르'라는 말로 묘사했었는데 여기선 거기에 더해 확장된, 훨씬 광막하고 극적이며 거의 오페라적인 힘과 규모적 측면에서의 인상을 덧붙여야 할 듯. 뭐 성문영씨의 해설에서도 이들의 음악은 세상의 모든 음악가들이 바라마지 않는 호칭, 장르를 말할 수 없는 음악이라는 지위를 얻었다고 하거니와 시우르 로스는 그저 시우르 로스일 뿐이리라.

기대했던 피르파우케가 한곡만 괜찮고 나머진 영 별로였던 차에 그에 대한 해소제를 여기서 찾아내게 되었음. 외국 음악 관련 잡지들이 여기에 쏟아내고 있는 줄기찬 격찬들은 이들의 음악이 구성해내는 소리의 천국에 비교하면 거의 사족에 가까울 정도. 빙설 입자처럼 다채로운 세계 속, 차가운 고독을 꿈꾸는 이들을 위한 손장갑 속 온기처럼 따스한 울림. 바로 그정도만, 혹은 그정도만이라도 필요한 것이 바로 우리, (앞으로 영원히 적용될 말인)현대인 아니겠는가. 이 경험이 여행일 수 있는 이유는 그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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