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이야기를 갖고 논다는 게 보임. 1권을 통째로 투자하면서 얻어낸 것은 베짱과, 미래를 향한 강력한 가독성.
"다정하게 대해주면 저쪽에서 알아서 찾아오잖아. 만날 협박만 하면 인생 피곤해서 어떻게 살아." 아이구 눈물이....
생각해보면 내가 완결까지 끝까지 본 만화는 손에 꼽을 수 있을 정돈데.... 암튼 이건 끝까지 보게 됐음. 뭐.... 그렇다. 좀 맥이 풀림.
의외로 볼만한데?
보긴 보는데 뭐 어쩌자는 건지 싶은 기분은 여전함....
"'이 녀석, 바보구만!', '역시 이런 식인가?!'라는 여러분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뻔한 전개로 노력하겠으니 응원 부탁드릴게요!..." 진짜 대놓고 만든 하렘물. 어떠한 머뭇거림도 안 보이는 프로의식의 결과. 여기서 나오는 외계인은 아서 클라크의 영향 때문일 듯(아마도). 지구의 운명을 건 하렘이라니...
아는 얘기들의 재확인이어서 썩 재미는 없었던 건 내 탓인가-_-
커트 보네것이 삶을 견지하는 것과 똑같은 내용의 자연적, 통계적 결과를 여기서 확인할 수 있음. '돼지가 세상을 지배했을 때'
커트 보네것 소설 세계의 축약으로 여겨도 될 정도. 여유 있는 유머와 팔순 넘은 영감 다운 느긋함. 무리를 안 주는 오래된 생강다운 느낌의 깨달음들.
한영애의 리메잌 앨범을 더 구하고 싶게 만듦.