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그리도 자신이 없어서 꼴랑 500장만 만든 다음 남은 건 아예 폐기처분까지 해버렸는지 이해가 안 갈 정도. 시대가 시대인 만큼 전체 러닝 타임이 33분에서 간당간당할 정도로 짧지만 10개의 트랙은 어느 하나 버릴 것 없이 정말 출중함. 그들이 서 있는 시간을 표상하듯 싸이키델릭과 하드록의 예민한 공존에서 비롯되는 때론 몽환적이고 때론 날카로운 긴장감은 밴드 역량이 지탱하고 있는 멋진 멜로디 감각을 통해 강화되어 돌아가는 내내 신나는 드라이빙 감각을 선사해준다. 변방, 밴드가 앨범을 다루는데 있어서 보여준 정확치 않은 이유의 소극성, 그리고 한정된 시간이라는, 모든 면에서 단명을 보장하는 조건들 속에서도 살아남을 운명이었던 앨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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