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속에서조차도 어느 것 하나 내 손에 잡히는 것은 없었다. 가장 강렬했던 순간은 끝까지 닿지 않은 두 입술이었다. 가장 어리둥절했던 순간은 초대받지 않은 이가 눈앞에서 사라져가는 광경이었다. 벌판에서, 거대한 전파기계 사이에서, 지워진 누군가에게 내 의지와 갈망을 보내지만 나에게 도착하는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나는 오래 전부터 지쳐가는 일의 전문가였다. 그렇게 위로한다.
바람이 불고 갈대숲이 움직인다. 마치 전기신호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