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마을은 돌아간다]는 캐릭터에 대한 단단한 이해를 기반으로 보여주는 절제된 슬랩스틱으로 보는 이를 즐겁게 만든다. '그래도 돌아가는' 이 마을은 이런 류의 만화가 흔히 보여주듯 마치 한량 같은 세상이다. 메이드 다방(카페가 아닌) 씨사이드에서 알바로 일하고 있는 망상벽이 있는 추리소설광인 아라시야마 호토리를 중심으로 생선가게, 채소가게, 세탁소, 경찰관, 담임선생과 친구들이 얽혀서 만들어내는 이 이야기는 이제는 찾기 힘든 복고적인 공동체문화를 보여주는 한가한 마을에서 이 인물들이 어떻게 하루하루를 가족들과 친구들과 투닥거리면서 살아가는지 보여준다. 비슷한 예를 찾자면 [요츠바랑!]의 건강한 유머에 근접한 이 좌충우돌 속에서 어찌되었든 돌아가는 마을의 즐거운 인상이 두루뭉실하게 형성되는데 그 모든 과정이 대단히 유쾌해서 요즘 봤던 만화들 중에선 최고 수준의 것이었다. 정말 지하철에서 낄낄대면서 봤음.

 

 

[성결정 알바트로스]는 뭔가 언밸런스한 재미가 느껴졌다. 꽤 까다로운 설정과 주제가 소년만화라는 틀 안에서 부대끼고 있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일단 작가가 첫작품인데도 불구하고 현재의 트렌드와 고전적인 소년물의 법칙에 정통해 있는 거 같아서 놀랐는데, 알고보니 1993년에 코믹대상 입선을 한 후 13년만에 이 작품으로 데뷔작을 낸 중고신인이었음. 만화계의 비극일화 중 하나일 듯. 무난하게 재밌는 케이스라고 할 수 있는데 여기서 나오는 캐릭터가 상당히 취향을 타는 편인지라, 내 경우에는 답답한 그지소녀가 츤데레 타입의 무능력 공주로 변한다는 설정이 대단히 맘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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