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은 물론 뻥이여....

라고 말하긴 뭐하고, 나도 한 번 저런 제목 써보고 싶었다. 암튼 10여년만에 두 권의 만화책이 정식 발간, 재발간됐다.

 

어찌되었든 옛것이 재발굴되는 세상. 지금이야 [딸기100%]에서의 절제없는 서비스씬으로 하렘물의 신흥강자쯤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원래는 야오이계에서 활동했던 카와시타 미즈키가 모모쿠리 미칸이란 이름으로 슈에이샤에서 냈던 소프트 야오이 [하늘의 성분]이 정식으로 발간됐다.

우리나라에선 예전에 불법판으로 두 번에 걸쳐서 발간이 됐었는데 처음엔 고급스러운 A5 판형으로 나왔지만 두번째는 조악한 B6 판형. 이번에 나온 건 일본어판을 준수하는 A5판형이다(어째 정보에는 B6판형으로 올라와있다).

스토리는 유별나거나 튀지 않는, 잔잔한 전개로 표지에 박힌 농구 잘하는 킹카 남정네가 이쁘고 잘 빠진 여친(근데 생각해보니 사촌이던가.... 암튼 유사근친 비스무리한 관계. 별로 안 튀는 건 아니구만....) 냅두고 이쁘게 생긴 남자애한테 빠져버린다는 내용. 사랑하는 마음이 떠나가는 것을 구름에 비유했다는 점에선 [봄날은 간다]의 정서와 비슷하지만 떠나가는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한 갈등과 고통보다는(재빨리 정리되버린다) 남자가 너무 이뻐 하아하아에 촛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에 가볍게 볼 수 있다. 작가는 여기서 오쿠 히로야에게 지대한 영향을 받은 그림 스타일을 보여주고 있는데 특히 히로인이라 할 수 있는 이쁘장한 숫컷 고이즈미는 오쿠 히로야의 빗나간 정신세계를 엿볼 수 있는 [變]의 사토우랑 붕어빵이다. 나도 사실 처음 봤을 때 같은 작간 줄 알았으니까. 다만 이쪽이 좀 더 여성적인 선과 부드러움이 느껴진다고나 할까.

해적판으로 두 번이나 찍었고, 간간이 얘기되는 걸로 봐서도 국내에서 이 작품의 팬이 꽤 되는 걸로 아는데, 특히 남자들 중에서 고이즈미의 색기에 반해서 야오이라는 외도에 빠져든 이가 제법 됐다. 두번째 해적판은 불법 야오이 레이블이었지만 첫번째 해적판은 적어도 겉만 봐선 멀쩡... 하기도 하고 뒷표지엔 웬 흐트러진 단발 미소녀가 있어서....

해적판과 다른 점이라면 말미에 금단의 사랑을 알아버린 한 남자의 이야기가 3페이지 들어가있다는 거.

 

[스피릿 오브 원더]가 발간한지 10년쯤 되는 해엔 자신의 경력에 단행본이 한 권쯤 더 추가되어있으면 좋겠다는 소박한 소망을 말하던 츠루타 켄지씨. 결국 지키지도 못할 약속 뭐하러 했나 싶을 정도로 별 얘기 없이 10년째인 2007년을 맞이했다. 그 잃어버린 10년을 기념이라도 하듯, 철저한 시장의 외면과 세주문화의 부도 덕에 희귀템이 되버린 [스피릿 오브 원더]가 불법 재발간.

 

http://gall.dcinside.com/list.php?id=comic_new&no=214370&page=1&search_pos=-205553&k_type=0110&keyword=%EC%9B%90%EB%8D%94

참고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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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amX 2007-03-12 17: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우 비싸게 팔아먹으려고 했는데…해적판으로 나올 줄이야.. 아깝습니다, 아까워요.

hallonin 2007-03-12 2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화책으로 재테크하실 생각을 하다니, 상당히 가망이 없는... 헐헐, 근데 뭐 해적판이니 라이센스판의 가치가 떨어질 것 같진 않습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