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광수, 표절 도마위…"시집 폐기하겠다"
[매일경제 2007-01-04 20:02]
시인이자 소설가인 마광수 연세대 교수가 표절 논란의 도마에 올랐다.
문제가 된 책은 마 교수가 2006년 4월에 출간한 시집 '야하디 얄라셩'(해냄 펴냄)이다.
책을 출간한 해냄출판사측은 "이 시집에 홍익대학교 재학생의 시 한 편이 포함됐고 시집에는 그 학생이 썼다는 아무런 설명이 되어 있지 않다"고 전하면서 "이 같은 사실은 출판사에서도 몰랐고 해당 학생이 모 언론사에 제보를 하면서 밝혀진 것"이라고 전했다.
마 교수의 시집 '야하디 얄라셩'은 성적 판타지와 자유로운 일탈을 통해 서정시의 새로운 형식을 보여준 시집이다. 시집에는 모두 357편의 시와 영상시 '권태를 위한 메모'가 포함되어 있다. 문제가 된 대학생의 시는 '말에 대하여'라는 작품. 이 시는 당초 문제를 제기한 대학생이 홍익대학교 교지에 발표했던 시로 알려졌다.
마광수 교수는 본지와 전화통화에서 "시집이 나온 뒤 두 달쯤 후에 학생에게 이야기했다. 조금 고치긴 했지만 거의 그대로 차용했다. 내 잘못이다. 변명의 여지가 없다"면서 "착상이 신선한 작품이 사장되는 게 안타까워서 가져다 썼다"고 무단 수록을 시인했다.
또 마 교수는 "굉장히 잘못했다. 책은 전량 폐기처분하고 신문에 사과문을 게재하던가 아니면 인터뷰를 하던가 공개적으로 사과하겠다"며 "내가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며 잘못을 뉘우쳤다.
소설 '즐거운 사라'가 음란물 논란에 휘말려 옥고까지 치른 적인 있는 마 교수는 이번 무단 수록 문제로 또 한 번 논란의 중심에 설 것으로 보인다.
[허연 기자 / 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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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걸 어떻게 매일경제신문에서 잡아내고 인터뷰까지 진행했다는 것도 신선해보이는데.... 아무튼 이것을 (문학적으로)정숙한 어느 대학교수의 충동이 빚어낸 주책맞은 해프닝이었다고 볼 수 있을까요. 그런 점에서 마광수 교수는 자신의 문학세계를 현실에서 의미본위가 아닌 실제적으로 체현해냈다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그래도 마 교수가 양심적(이거나 소심한)인 분이어서 어떻게 빠르게 수습은 될 거 같습니다만, 부끄러움이 아마도 그의 남은 인생을 잡아먹겠죠. 동료들 만큼의 뻔뻔함이 없다는 가정 하에서의 얘기입니다만.
뭐 요즘 문학판은 자신들의 치부가 어떻게 생겨먹은 건지를 드러내려고 경쟁하는 것처럼 보이는군요.